경기도 포천 직두리에는 최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부부송이라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다. 부부송(夫婦松)이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는크고작은 두 나무가 마치 금술 좋은 부부처럼 서로 뒤엉켜 어우러져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 나무의 굵은 가지가 길게 뻗어서 아내 나무를 포근히 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아내 나무가 힘들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참 재미있게 생긴 나무다.
남편 나무는 높이 6.9 m, 줄기 둘레 3.3 m, 긴 폭이 23.7 m이고,아내 나무는 높이 6.9 m, 줄기 둘레 1.7 m, 긴 폭이 11.7 m이다.전형적인 처진소나무로 높이에 비해 우산 모양으로 옆으로 퍼지며 자란다. 수령은 약 300 년 정도 되었다. 그런데 옆으로 퍼진 긴 가지들은 수십 개의 철제 지지대로 받쳐져 있다. 만약 지지대가 없다면 저 가지들은 자신의 무게를 어떻게 버텨낼지 궁금해졌다.
이 나무는 2005년 6월 13일에 천연기념물 460호로 지정되었는데 문화재청의 설명은 이렇다.
'포천 직두리 처진소나무는 나지막한 동산을 뒤로 하고 나란히 서서 서로를 안고 있는 듯한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멀리서 보면 마치 한 그루로 보인다. 북쪽이나 남쪽에서 바라보는 수형은 수관 전체가 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듯한 매우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 이 소나무는 처진소나무의 일종으로서 원래는 포천 직두리의 처진소나무로 명명하기로 하였으나 관리 단체인 포천시가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하고 지역 주민들의 보호 의식을 높이고자 이름을 공모하여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 나무가 부부와 같은 정겨운 형상으로 서 있기 때문에 부부송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이러한 특이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 나무는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영험한 신성을 가진 이 소나무의 가지 10개를 잘라 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지금도 무속신앙인들은 기도처로 이용하고 있다.'
나무 앞에 서 있는 안내판이 기존의 스타일 대신 현대적 디자인으로 예쁘게 만들어져 있어보기에 좋았다. 내용 또한 쉽게 설명되어 있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 나무를 보며 부부의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도 저렇게 다정한 모습으로 평생을 해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한 사람만을 초지일관 사랑하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