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62]

샌. 2009. 3. 9. 10:50

낚싯바늘을 훔친 놈은 죽임을 당하고

나라를 훔친 놈은 제후가 된다.

 

彼절鉤者誅

절國者爲諸侯

 

- 거협 3

 

장자를 읽다 보면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장자의울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장자는 특히 백성을 수탈하고 이용해 먹으면서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려는 정치에 대해서 환멸을 많이 느낀 것 같다. 보호니 행복이니 또는 하늘의 뜻이니 하며 명분을 내걸지만 모두가 사탕발림일 뿐, 정의나 법은 강자의 입맛대로 재단되기 일쑤다. 춘추전국시대나 지금이나 돈과 권력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별로달라지지 않았다.

 

제도나 법으로 사회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 장자는 회의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큰 도둑놈이 나타나 나라를 통째로 훔쳐가면 도리어 도둑놈을 도와준 꼴밖에 안 된다. 자신들은 나라를 탐하면서 백성들 보고 바르게 살라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자는 사소한 껍데기의 변화가 아니라 근원으로부터의 혁명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내적인 정신혁명이고 의식혁명이다. 도가에서 주장하는 무위(無爲)의 통치는 유가와는 그 길이 다르다. 여기에 장자만의 초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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