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알고도 애써 모른 척 밀어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 지금
- 도반 / 이성선
나도 배낭을 지고 먼 길을 떠난다. 그곳은 꿈속에서만 있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는 꿈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히말라야는 어느 날 그렇게 하늘의 선물처럼 나에게 내려왔다.
길 떠나는 시간이 되니 이 시가 더욱 가슴을 울린다. 배낭을 매었든 안 매었든 우리 모두는 길 떠난 사람들이다. 노을 진 석양 하늘을 무겁게 걸어가는 사람들이다.그 모습이누군들 서럽고 아름답지 않겠는가.우리는 서로가 외로운 동행자며 도반이라는 것, 낯선 땅 먼 길을 가는 것은 그런내 모습을 확인하려는 마음 때문인지 모른다.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 지금'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보면 / 고재종 (0) | 2009.02.04 |
---|---|
히말라야 / 이시영 (0) | 2009.01.31 |
꿈을 비는 마음 / 문익환 (0) | 2009.01.01 |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0) | 2008.12.26 |
작은 짐승 / 신석정 (2) | 2008.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