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면앙정 갈참나무

샌. 2008. 9. 1. 10:40



담양에 있는 면앙정은 송순(宋純, 1493 - 1583)이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에 세운 정자다. 작은 언덕 위에 들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는 정자는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다. 송순이 자연 속에 묻혀 살겠다는 소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송순은 정자를 지은 뒤 정자 주변에 주로 참나무과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면앙정 주위에는 오래된 갈참나무 네 그루가 있는데, 안내문에는 수령이 200 년으로 되어 있다. 그 나무를 송순과 연결시키고 싶지만 안내문 내용이 맞다면 송순이 심은 나무는 아닌 셈이다. 그러나 많고 많은 나무들 중에 흔하고 별 볼품 없는 갈참나무를 심었다는 것이 송순의 소박한 인간됨을 말해 주는 것 같아 반갑게 느껴진다.

 

십년을 경영(經營)하여 초려삼간(草廬三間) 지여 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淸風) 한 칸 맛져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 두고 보리라

 

송순이 십년을 준비해서 지었다는 초려삼간은 어디쯤이었을까. 달과 바람과 강산을 벗 삼아 살고 싶어한 그의 안빈낙도(安貧樂道)의 마음을 나 역시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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