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좀 덜 착하고 좀 더 솔직하기

샌. 2008. 7. 24. 12:34

좀 덜 착하게 살고 싶다. 물론 착함은 좋은 뜻을 가진 말이다. 허나 그것이 관습이나 전통에 충실하고 순종하는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 조금은 거부하고 싶다. 난 어릴 때부터 착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으며 자랐다. 온순하고 얌전하며 어른들이 시키는 것에 고분고분 잘 따랐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의 마땅한 도리라고, 정도(正道)라고 배웠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아는 데에는 나로서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젠 좀 덜 착하게 살고 싶다. 그것은 사회적 규범이나 체면보다는나 자신에 더 충실하겠다는 의미다.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는 나의 내면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아니오'라고 분명한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불량스럽게 보일지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행동하겠다.

좀 더 솔직하게 살고 싶다. 솔직해지기가 말만큼 쉽지가 않다.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대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건 두려운 일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 솔직해지자고 나는 다짐한다.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싶기 때문이다. 솔직하다는 것은 몸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다. 감성과 본능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마음은 술수가 뛰어나지만 몸은 단순하다. 단순한 만큼 솔직하고 가식이나 위선이 없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싫어하면 싫다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싶다. 또한 솔직하다는 것은 내 성격의 못난 부분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추고 싶은 내 속의 은밀한 욕망에게도 따스한 미소를 건네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나는 좀 더 솔직해지고 싶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무서워지는 것이 내 삶의 위선이다. 생각과 행동의 불일치, 믿음과 실천의 괴리,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내 속의 또 다른 모습은 늘 나를 괴롭히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완전한 일치와 조화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는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좀 덜 착하고 좀 더 솔직해진다면 혹시 작은 위로라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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