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강 둔치길을 걷다[동작에서 구의까지, 11:00-15:00, 약 18 km].
11시에 집을 나서다. 집에서 산길을 따라 1시간 가까이 걸으면 동작지구 한강변이 나온다. 하류쪽으로는 여의도로 갈 수 있고, 상류쪽으로는 잠실 방면이다.
걸으면서 한강 다리를 중심으로 흔적을 남겨 보았다.
12:00, 동작대교를 지나다.
12:10, 반포지구의 서래섬을 지나다.
12:30, 반포대교를 지나다.
날씨는 맑고 포근하다. 그러나 한강 둔치에는 사람이 없다. 멀리서 웅웅거리는 자동차 소음만 들릴뿐 도시 한가운데건만 인적이 끊어진 풍경은 기괴하기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내가 한강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면 나오기가 꺼려졌을지 모른다.
12:50, 한남대교를 지나다.
13:10, 동호대교를 지나다.
13:20, 성수대교를 지나다.
13:50, 영동대교를 건너다. 둔치에서 영동대교로 올라가는 진입로를 만들어 놓았다. 보행자와 저전거 통행을 도와주는 이런 시설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강의 남쪽에서 북쪽 둔치로 들어서다.
14:10, 청담대교를 지나다.
뚝섬공원을 지나다. 여기는 소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 중심으로 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홍수 때에 대부분의 둔치는 물에 잠기므로 이런 공원을 만들 수 없다. 그러나 여기는 다른 데에 비해 고도가 높아 물 걱정은 안해도 되는가 보다.
14:40, 잠실대교를 지나다.
15:00, 잠실철교를 지나다.
15:10, 목표지점인 구의에 도착하다. 4 시간 동안 쉼없이 걸었더니 다리가 뻐근하다. 그보다도 배가 고파서 더 걷지를 못하겠다. 겨울철이어선지 한강 둔치에는 매점들도 철수하고 없다.
명절을 앞둔 동서울터미널 부근은 밀려든 차들로 혼잡하다. 터미널 안 역시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나는 호사스럽게 자가용을 끌고 다니지만 아직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집에 들어가서 짜장면 곱배기를 시켜 먹다. 너무 배가 고프던 차에 꿀맛이 따로 없다.
걷는다는 것의 희열을 다시 한 번 느낀 하루였다. 걷는다는 것은 가장 단순한 육체의 활동이다. 그 단순함을 통하여 정신은 맑게 정화된다. 걸을 때는 되도록 멍해져야 한다. 가능하면 아무 생각도 말고 몸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 단순한 육체적 활동을 통해서 정신 역시 더없이 단순해지고 맑게 순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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