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일곱째 날 / 함성호

샌. 2007. 7. 13. 15:55

티끌 모아 태산(泰山)을 이루었더니 어머니가 보시고는 저, 지저분한 산(山) 좀 버려라, 하신다 할 수 없이 태산(泰山)을 쓰레기통 속에 버리고

피곤해서 잔다

- 일곱째 날 / 함성호

신(神)은 자신이 한 일이 보시기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창조세계와 함께 일곱째 날에는 안식을 취하셨다. 신은 스스로 존재하는 자이고, 스스로 그러함이다. 스스로 그러함에 의하여 우주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신의 숨결은 만유(萬有) 속에 들어있다.

인간에게 일곱째 날이 찾아오면 신은 모든 것을 버리라 하신다. 태산인 줄 알고 땀 흘려 쌓은 것은 쓰레기더미에 불과했다. 유위(有爲)의 업보에 의해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이 모래성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벌거숭이로 그분과 만나 비로소 잠들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야 영원한 안식의 잠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