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천둥번개가 잇따르며 잠을 설치게 한 장맛비가 아침 출근길에는 폭우로 변했다.
앞 유리창을 흘러내리는 빗줄기와 자동차 철판을 때리는 빗소리가 어우러져 주술에 걸린 듯 잠시 황홀경에 빠진다. 운전이 좀 불편하면 어떠랴. 이런 날은 장대비를 뚫고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싶다.
장대비 속에서 해 보고 싶은 것도 많다.
빗속을 나체로 달려보는 것.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였던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두 팔을 벌리고 환호하는 주인공이 나도 되어보고 싶다.
그리고 한 바탕 크게 쏟아지는 비는 나에게 늘 성적인 그 무엇을 연상시킨다. 비는 하늘과 땅의 교합(交合)을 상징하기 때문일까, 넓은 유리창으로 빗물이 흘러내리는 바닷가 아늑한 방에서그이와 사랑을 나누는 광경을 나는 문득 꿈꾸게 된다.
약해졌지만 비는 지금 이 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세상은 뿌연 빗속에 잠겼고, 나뭇잎을 때리며 자그락거리는 빗소리만이 공기 중에 가득하다. 그 소리는 내 마음에까지 들어와 나를 자꾸만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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