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

샌. 2007. 3. 11. 14:42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空想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

 

몸은 맥이 빠지고, 마음은 천근이나 되는 양 무겁다. 거대한 장벽이 나를 둘러싸고 있어 꼼짝도 못한다. 몸부림을 쳐보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악몽이 낮의 생활로 연결된다.

 

가치있다고 믿었던 삶이 무너지고 다시 혼돈 속에 빠졌다.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일까? 해답 없는 질문을 수없이 다시 던진다. 한 친구가 말했다. 인생을 즐기는 거야. 오늘 즐겁게 사는 것이 제일 잘 사는 길이야.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음 속에서는 즐겁다는 의미를 자꾸 묻고 있다.

 

모든 것에 대한 판단 유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오늘을 치열하게 살 뿐이다. 부딪치고 깨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