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TAO[58]

샌. 2006. 11. 22. 09:01

정부가

느슨하게 돌아가면

오히려 국민은 솔선수범해서 제 할 일을 다하고,

정부가

빡빡하게 돌아가면

오히려 국민은 불평불만만 늘어놓으며

게으름을 피우게 되지요.

그래요,

행은 불행을 낳고

불행은 행을 안겨 주는 세상.

그렇게 돌고 도는 게 세상이라지만

어디가 터닝 포인트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요.

바로 내일 일도 알 수 없지요.

바른 정치를 펼치던 정부가

하루아침에 악의 전쟁을 일으키는 세상.

어제 진실이었던 것이

오늘은 거짓이 되는 세상.

참된 진리를 알 수 없지요.

이런 변화무쌍함에

사람들은 오랫동안 시달려 왔지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타오와 함께 해 보세요.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이것이다, 저것이다 편 가르지 않으며

자신은 둥글어도

남의 각진 것을 흉보지 않으며

자신의 예리함으로

남을 찌르지 않는답니다.

그는 또한

자신은 곧아도

남의 굽은 것을 나무하지 않으며

자신의 빛남으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는답니다.

이 세상 가장 빛나는 존재이건만......

 

其政悶悶, 其民淳淳, 其政察察, 其民缺缺.

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孰知其極.

其無正, 正復爲奇, 善復爲妖, 人之迷, 其日固久.

是以聖人方而不割, 廉而不귀, 直而不肆, 光而不燿.

 

현대물리학의 난해한 개념 중의 하나가 물질의 이중성이다. 이중성이란 빛이나 물질이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존재계를 파동과 입자로 나누고 그런 분리된 개념에 익숙한 사람에게 이중성은 분명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나 빛은 그냥 빛일 뿐이다. 그것을 파동과 입자라는 한정된 개념으로 설명하려고 하니까 모순이 생긴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려면 대립되는 두 가지 성질을 함께 포용하는 새로운 관점으로 만물을 바라보야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호 배타적인 개념들에 익숙해져 있다. 선(善)과 악(惡), 미(美)와 추(醜), 복(福)과 화(禍), 고(高)와 저(底) 등으로구분 지어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의 하나에 집착한다. 여기서 대부분 고통의 원인이생긴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은 결코 어느 한 면 만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복 속에 화가 들어있고, 화 속에 복이 들어있다[禍兮福之所倚 福兮禍之所伏]. 복을 바란다는 것은 화를 바란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한 쪽에 집착한다고 그것만을 온전히 얻을 수는 없다.

 

이런 세상의 이중성과 변화의 원리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인생을 훨씬 더 여유있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타인이나 세상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에게는 겸손과 조화의 미덕이발현된다. 이것이 곧 광이불요[光而不燿]가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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