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가을이 아름다운 경복궁 돌담길

샌. 2006. 11. 10. 13:51


경복궁 돌담길은 이맘 때가 제일 아름답다.

가로수의 주종이 은행나무와 버즘나무인데 노란색 단풍은 지금이 한창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얼마나 청소를 열심히 하는지 보도에는 낙엽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청소를 잘 하는 길일 것이다.

500m 정도 되는 이 돌담길이 내 출퇴근로로 나는 매일 걷는 행복을 만끽한다.

청와대 앞이라 경비가 삼엄해서인지 길에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끝까지 걸어가는 동안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할 때가 흔하다. 그래서 쓸쓸한 가을 분위기를 느끼기에 이만큼 호젓한 길도 없을 성 싶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돌담길을 따라 경복궁을 한 바퀴 돌아도 좋다. 느릿느릿 걸어도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매일 이 길을 다니는 나는 경비원들과 낯이 익어 눈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어떨 때는 어디로 가시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친절해서 기분이 상하는 일은 없다.

청와대 앞 분수 광장에는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들이고 시골에서 단체로 청와대 구경을 온 사람들도 자주 만난다. 그리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이 꼭 있다. 많을 때는 서너 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여러가지가 어울려 이 길에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나는 오늘도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걷는다. 마치 나를 위해 만든 길인 것처럼 도심이지만 길 위에 다른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가을의 고독과 쓸쓸함을 반추하기에 나에게는 참으로 잘 어울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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