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고려엉겅퀴

샌. 2006. 9. 20. 09:02



엉겅퀴는 나라를 지킨 공로로 스코틀랜드의 국화로까지 지정되어 있지만, 고려엉겅퀴는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다.

 

엉겅퀴라는 말이 주는 거친 이미지와는 달리 고려엉겅퀴는 생김새가 단아하고 예쁘다. 곤드레나물이라고도 하는데 어릴 때의 순은 맛있는 나물이 된다. 곤드레나물밥을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밥과 섞어 먹으면 쌉싸레한 향기가 일품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보릿고개를 넘기는 구황식물이었을 것이다.

 

사진의 고려엉겅퀴는 10년 전에 후배와 같이 백운산에 갔을 때 만난 것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처음 그 이름을 알고 부르게 되는 만남은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아 있게 된다.

 

쌓아둔 것이 많아서 더욱 불편한 삶

누리고픈 것이 많아서 더욱 괴로운 삶

그것 말고도 우리에겐 버릴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름다운 꽃들이 모두 피었다 지고 난 계절의 끝에

보아주는 이 없는 곳에서도 저 혼자 떳떳하게 피었다

그것마저도 홀연히 버리고

이제 맑은 풀씨 하나로 서서

홀가분하게 가슴을 흔드는 마음은 얼마나 가뿐합니까

이제 이 들의 어디라도 갈 수 있지 않습니까

이 땅의 어느 곳으로도 달려가 뿌리내릴 수 있지 않습니까

엉겅퀴 꽃씨가 바람에 날립니다....

 

- '엉겅퀴 꽃씨'(도종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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