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도 나는 아직
마음 들키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문다
부질없는 호감을 사기 위해미소를 짓는다
수치와 굴욕을 감추기 위해큰소리로 떠든다
그러다 돌아와 자신을 향해침을 뱉는다 눈물을 쏟는다
무거웠던 가면 전흔의 상처 남루한또 하나의 얼굴이 쓸쓸히 누워있다
- 가면 / 홍윤숙
인생은 흥겹고도 쓸쓸한 가면 무도회.....
잔치가 끝나면 내 지친 얼굴은 외로이 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하나씩 새 가면을 만드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지금 열심히 들락거리고 있는 이 블로그도 요사이 만들어낸 새 가면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적당히 화내고, 적당히 미소 짓고, 적당히 떠들며 저 시끌벅적한 가면 무도회에 동참하기 위해 내 손에는 늘 무거운 가면이 들려있다.
언제쯤일까?
神 앞에 서게 되는 날, 그분의 빛으로 이 지상의 가면들 다 벗겨지는 날, 내 본래의 청정무구와 다시 만나게 될 날이......
'시읽는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雜詩(二) / 陶淵明 (1) | 2004.12.16 |
---|---|
소리들 / 나희덕 (0) | 2004.12.09 |
가정 / 박목월 (1) | 2004.11.26 |
내가 보고 싶은 것들 / 박노해 (3) | 2004.11.21 |
나무들 / 칼머 (1) | 2004.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