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마가리의 선물

샌. 2004. 5. 2. 18:05

마가리에서 만난친구가있다.
만난지는 채 3년이 못되지만 지금은 어떤 사람보다도 더욱 소중한 친구이다.
만나게 된 계기도 재미있는데 하여튼 이 친구는 마가리가 나에게 준 귀한 선물 중의 하나이다.

그동안 메일을 많이도 주고 받았다. 지금은 뜸하지만 그간 오고간 메일이 4백통 가까이 되니 적은 양은 아니다. 그렇게 서로 통하는 얘기가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이 메일이 나에게는 좋은 추억이며 자랑이다. 지금도 클릭해서 읽어보면 옛 생각이 나면서 힘을 얻게 된다.

이 친구는 나와는 성격이 정반대이다.
나는 내성적이지만 친구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이며 늘 에너지로 넘친다. 그의 곁에 있으면 내면에서 분출하는 기라고 할까 에너지라고 할까 뭔가가 꿈틀거리는 생기로 가득해진다. 의기소침해 있다가도 이내 활력에 전염되어 버린다. 그러다가 감당하지 못하게 될 때도 때로는 있다.

그러나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방향은 비슷하다. 그것이 우리를 묶어주기 때문에 서로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친구는 재주도 많다. 이것도 나와 다른 점이다.
생각도 아름답지만 글을 아주 잘 쓴다. 책도 여러 권 내었다. 말도 잘 해서 라디오 방송에 나가기도 했다. 아침 출근길에 친구의 목소리를 라디오로 들으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친구의 가장 큰 특징은 과단성과 엉뚱함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면미련없이 행동으로 옮긴다. 일상에 묶여사는 우리들로서는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다.
작년에는 하던 일을 벗어 던지고 환경 운동에 뛰어 들었다. 부안 핵폐기장 반대 운동으로 서울에서 부안까지 도보 행진을 하기도 했다.

곁에서 지켜볼 때 친구는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도리어 즐기는 편이다.
자유인이란 정말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다.한 순간에 손을 털고 다시 새 일을 찾아 나선다.
친구에게 육체적 나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났는데 지금 하는 일은 금년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1년 정도 세계 도보 여행을 떠나겠다고 했다.
전부터 그런 의향을 비치곤 했지만 설마 했는데 이젠 믿지 않을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의 장기적인 꿈은 좋은 동화 한 편을 남기는 것이다.

친구 앞에 있으면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그러나 우리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망설이는 많은 것들이 핑계에 불과함을 알아차리게 된다.
외적인 탓이기 보다는대부분 내 자신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마가리는 나에게 많은 아픔도 주었지만 이런 친구도 선물해 주었다. 이 친구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친구의 꿈은 후에 아름다운 열매로 맺을 것이다.

'순수하고 천진한 동경은 반드시 실현되나니......'

'참살이의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가운 손님  (4) 2004.05.16
웰빙 유감  (4) 2004.05.12
새 식구  (1) 2004.04.20
나무를 심다  (6) 2004.04.05
그래도 노래하고 춤추자  (1) 200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