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용두회에서 청계천을 걷다

샌. 2013. 3. 16. 20:38

 

용두회에서 청계천을 걸었다. 이번에는 산이 아니라 도시의 길을 택했다. 그래선지 일곱명이나 참석했다. 매월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는데 대개 서너명이 모이는 게 보통이다. 나이가 들어선지 산길에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점은 서울숲이었다. 서울숲을 지나 한강으로 나간 뒤에 중랑천을 따라 오르다가 청계천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이 이 길을 처음 걸었다.

 

 

 

서울숲이 춘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한강변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

 

 

 

살곶이다리를 지나서....

 

오늘 모인 친구들 가운데도 둘을 제외하곤 모두 퇴직했다. 퇴직 후의 취미 생활에 대한 얘기도 자연스레 나왔다. 어떤 친구는 색소폰을 불고, 어떤 친구는 기타에 빠졌다. 무려 일주일에 세 군데를 돌며 강습을 받는다 한다. 나는 무취미가 취미라 했더니, 넌 등산과 걷기가 있지 않느냐 한다. 맞는 말이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이 걷는 편이다. 퇴직 후에는 많이 뜸해졌지만 그래도 걸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앞으로 남은 바람은 죽을 때까지 내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돈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걷는 것만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 누가 말했듯이 빌어 먹더라도 두 발이 튼튼해야 당당할 수 있다. 또 하나 바람이라면 웃으며 이 세상을 뜨는 것이다. 열심히 걷다가 미련 없이 이 세상을 뜨고 싶다. 하느님이 얼마나 허락해 주실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평화시장. 저 다리 위에 전태일 열사의 동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청계천 코스를 5년 만에 다시 걸어본 셈이다. 인공 수로긴 하지만 도심에 이런 휴식 공간이 있다는 건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자연 하천으로 변화시키는 건 뒷날의 과제일 것이다.

 

오늘 걸은 거리는 12km, 약 4시간이 걸렸다. 둘은 발에 물집이 생겼다며 막바지에는 힘들어 했다. 시멘트 길은 역시 무리가 따른다. 무교동 실비집에서 낙지볶음으로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봄이 되었으니 자주 몸을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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