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지(38) - 배티성지

샌. 2024. 12. 5. 11:06

성지 53. 배티성지(충북 진천군 백곡면)

 

경기도 안성에서 충북 진천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배나무 고개'라는 뜻의 배티다. 산에 돌배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고 한자로는 '이치(梨峙)'라고 쓴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이곳에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들기 시작하고 교우촌이 만들어졌다. 1850년에는 작은 초가집에 최초의 신학교가 세워졌고, 최양업 신부님이 이 초가집에 살면서 신학생들을 지도했다. 배티성지는 박해시대 비밀 교우촌이었고, 조선대목구 최초의 신학교가 있던 곳이며, 최양업 신부님을 비롯한 선교사들의 사목 중심지였고, 무명 순교자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배티성지에는 최양업 신부를 기념하는 성당과 박물관, 옛 신학교, 피저의 집, 순교자의 무덤 등이 있다.

 

 

오랜만에 배티성지를 찾으니 새로운 곳에 온 듯 많이 변해 있었다.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 기념성당 내부의 조명이 아름다웠다.

 

 

초겨울 하늘에는 연기 같은 구름이 깔려 있었다. 

 

 

며칠 전 내린 폭설로 길 여러 곳이 통제되어 온전히 둘러보지 못했다. 박물관도 문을 닫았다.

 

최양업 신부는 직접 천주가사를 지어 천주교 교리를 일반인들에게 전했다. 대표적인 노래가 '사향가(思鄕歌)'이다.

 

어화우리 벗님네야 우리본향 찾아가세

동서남북 사해팔방 어느곳이 본향인고

복지로나 가자하니 모세성인 못들었고

지당으로 가자하니 아담원조 내쳤구나

부귀영화 얻었던들 몇해까지 즐기오며

빈궁재화 걸리인들 몇해까지 근심하랴

이렇듯한 풍진세계 안거할곳 아니로세

인간영복 다얻어도 죽어지면 허사되고

세상고난 다받아도 죽어지면 그만이라

우주간에 비껴서서 조화묘리 살펴보니

제읍지곡 그아니며 찬류지소 이아니냐

 

*제읍지곡: 힘들게 사는 인생

*찬류지소: 본향인 천당으로 가기 전 이 현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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