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제일 부럽다. 그다음으로는 글 잘 쓰는 사람이다. 절대 음치라 노래는 잘 부를 가능성이 거의 제로다. 그러나 글쓰기는 좀 다르다. 그나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다고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남의 책을 읽다 보면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쓸까, 주눅이 들 때가 다반사다.
<서민적 글쓰기>는 서민 선생 본인의 글쓰기 경험담이다. 서른에 글쓰기 공부를 시작해서 마흔에 완성했다고 하는 치열한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것이라고 선생은 말한다. 10년 넘게 블로그에 하루 두 편씩의 글을 올렸고, 책도 많이 읽었다. 노트와 볼펜을 가지고 다니며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했다.
그렇게 해서 선생의 글 색깔이 만들어졌다. 선생의 글 특징은 솔직함과 유머다. 그리고 쉽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발군은 유머다. 글에 유머를 넣는 훈련을 줄기차게 했고, 그 뒤부터는 자유자재로 유머러스한 글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이왕이면 잘 쓰고 싶은 바람이 있다.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선 나 자신의 만족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글 쓰는 솜씨도 가랑비에 옷 젖듯 늘어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솜씨만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내가 성장한다고 느낀다. 무엇을 쓰건 관계없이 글쓰기는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솔직하게 쓰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 서민 선생도 솔직함이 제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기에 유머가 더해진다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글이 될 것 같다. 내 글에서 제일 부족한 건 유머다. 그래서 선생이 부럽다. 훈련으로도 잘 안 되는 게 유머 양념이 아닌가 싶다.
모든 글쓰기 책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게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라는 것이다. 공부에 왕도가 없듯 글쓰기에도 비법이 따로 없다. 글은 각자의 개성을 나타낸다. 전문적인 작가가 되려고 하면 모를까, 전범에 맞추어 글쓰기 공부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진심이다. 진심이 들어간 글이어야 감동을 준다. 미문을 만들려고 하기 이전에 사고의 깊이와 마음공부가 우선이다. 글은 그 뒤에 따라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