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말로 '곶'은 숲을 뜻하고, '자왈'은 자갈을 가리킨다. '곶자왈'이란 화산암 바위 덩어리와 나무, 이끼, 덩굴식물이 어우러진 숲이란 의미다. 제주도의 특유한 풍경 중 하나다.
이번 여행에서 곶자왈은 두 군데를 찾아 보았다. 교래곶자왈과 화순곶자왈이다. 거문오름 탐방 때 지난 곶자왈과 비자림을 포함하면 총 네 군데다. 교래곶자왈은 한라산 동쪽 중산간지대에 있는데, 교래자연휴양림이라는 이름으로 개방되고 있다. 큰지그리오름까지 다녀오는 왕복 8km의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흙길은 부드럽고 폭신하다. 오름 아래까지 이런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서귀포는 따스했는데 산간지대인 이곳은 싸늘하고 흐린 날씨다. 대신 찾는 사람이 적은 장점은 있다.
돌, 나무에는 이끼가 자욱하다. 색다른 풍경이다. 작년에 갔던 야쿠시마 숲과 닮은 점이 많다. 기후대가 비슷한데 그쪽은 오래된 나무가 훨씬 많고 규모가 크다.
큰지그리오름 전망대. 큰지그리오름은 598m 높이로 말굽형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교래 지역 고도가 본래 높아 오름을 오르는 데 어렵지는 않다. 큰지그리오름 둘레로는 숲이 울창하다.
오랜만에 긴 거리를 걷는 첫째는 좀 힘들어했다. 집과 직장만 왕복하는 체력으로는 2시간이 넘는 산길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이 힐링 산책로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화순곶자왈은 홀로 시간을 내어 찾아가 보았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화순곶자왈은 오르내림이나 경사가 없어 가볍게 산책할 수 있다. 아담한 숲 사이를 걸으면 마음은 절로 편안해진다.
한 바퀴 돌아나오는 코스는 약 2km다.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소나 말을 방목할 때 지켜주는 돌담이 남아 있다. 잣담이라고 한다. 곶자왈 지대는 바람을 막아주고 높은 습도로 연중 푸른 숲이 유지되므로 소나 말의 먹이가 늘 풍부해서 예전에는 목장으로 활용되었다.
바위나 나무에는 콩짜개난이 붙어 자란다.
때죽나무.
숲에는 으름덩굴도 많다.
겨울 숲에서 만난 꽃이 신기했다.
소똥에서 풍기는 내음도 향긋했다.
화순곶자왈은 바닷가에서 가깝다. 가까이에 산방산이 있다. 화순곶자왈은 언제 찾아도 포근하게 안아줄 것 같은 정겨운 숲이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에 특히 아름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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