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수렴동계곡 단풍

샌. 2018. 10. 16. 10:17

11월 15일 현재 내설악 단풍은 수렴동대피소와 영시암까지 내려왔다. 백담사 부근은 이번 주말이 되어야 만산홍엽이 될 것 같다. 단풍 구경하러 아내와 수렴동계곡에 다녀왔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주로 걸어 왕복했는데 지금은 시멘트로 포장한 길에다 버스마저 자주 다녀 걷기에는 불편하다. 수월하게 오가는 대신 아까운 계곡 하나를 잃은 느낌이다.

백담사 앞 계곡의 돌탑은 자연에 펼쳐진 만다라 그림 같다.

본격적인 산길 걷기다. 설악산 산길 중에서 이곳 수렴동계곡 길이 걷기에 제일 평탄하지 않나 싶다. 수렴동대피소까지 두 시간여 동안 거의 이런 길이 계속된다. 또한 북적대지 않아서 좋다.

수렴동계곡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작년에 간 천불동계곡과 비교하면 빼어난 풍광은 덜 하지만 소박한 맛이 있다.

두 시간이 걸려 영시암(永矢庵)에 닿다. 20분 정도 봉정암 방향으로 올라가면 수렴동대피소가 나온다. 20년 전 이 길을 따라서 올라가 소청대피소에서 일박하고 대청봉에 선 적 있다.

수렴동대피소 앞 계곡 풍경으로 여기 단풍이 한창이다. 아내 걸음에 맞추느라 여기가 종착지다.

한껏 고운 색을 뽐내는 단풍나무들.

오가며 계곡에서 여러 차례 쉬다. 백담사에서 수렴동대피소를 왕복하는데 네 시간 반이 걸렸다. 거리로는 9km 가량 된다. 설악산에서 이만한 산책로가 없다. 이렇게 걸을 날이 우리에게 얼마나 남았을까, 라고 아내는 자문하듯 속삭였다. 어찌 할 수 없는 슬픔이 번졌다. 행복 속에서 언젠가는 끝날 날 또한 기억한다.

계곡 물의 움직임을 장노출로 담아 보다.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 싶어서 ND 필터를 부착했는데 초보 솜씨가 역력다. 다음에는 더 의미 있게 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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