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끝날, 대학 동기들과 당구로 놀다.
한 해의 끝이라는 묘한 분위기가 있는 날이다. 하나 같이 당구공이 춤을 추고, 컨트롤하는 데 애를 먹는다. 낮에 마신 막걸리 탓만은 아닐 것이다. 쏜살같이 한 해가 지나갔다고, 저녁 자리에서 다시 쓴웃음 지으며 소주잔을 부딪치다.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보다는 지나간 날에 대한 아쉬움으로 헛헛한 가슴을 달래는 나이가 되었다. 다들.
낯설게 다가오는 2020에도 곧 익숙해지겠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새해에는 좀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또한 나에 대해서도. 이젠 그럴 나이쯤 되지 않았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