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소래포구

샌. 2020. 6. 24. 10:44

육젓을 사러 아내와 함께 소래포구에 갔다. 아내는 처음으로 새우젓을 담가보고 싶다고 했다. 소래에 간다니까 이웃집에서도 부탁을 해서 초보자가 심부름까지 했다.

소래는 지금이 새우철이다. 서해안이 대부분 그런 것 같다. 새우 종류에 오젓, 육젓, 추젓이 있다는 건 이번에 알았다. 새우가 잡히는 때에 따라 구분하는데, 육젓은 음력 유월에 나오는 새우로 살이 통통하고 단맛이 많아 반찬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소래포구는 새우를 사러 온 사람으로 북적였다. 우리만 빈손이었지 다들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 통을 가지고 왔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사람이 많이 몰리는 가게에서 사람들 틈에 묻어서 샀다. 좁은 포구에서도 잘 되는 가게가 있고, 그렇지 않은 가게가 있다. 우리도 거기에 일조를 한 셈이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소래의 풍경은 변함없다. 비썩 마른 바다에는 한 번도 움직여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배 대여섯 척이 매여 있고, 비릿한 바다 내음이 코를 찌르고, 빨간 파라솔로 통일된 가게도 여전했다. 걸을 때는 발밑을 조심해야 하고, 시끄럽고 어수선해서 눈과 귀가 갑자기 바빠지는 포구의 풍경이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이렇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코로나 속에서 오랜만에 활기찬 삶의 현장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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