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경안천에서 황새를 보다

샌. 2021. 1. 15. 11:37

경안천에 새를 보러 나갔다가 운 좋게 황새를 만났다. 어렸을 때는 동네 앞 논에서 황새를 자주 봤는데 70년대에 들어서며 거의 멸종이 되었다. 20년 전부터 황새 복원 사업이 시작되었고, 2015년부터는 자연 적응 기간을 거쳐 방사를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에 사는 황새는 100마리가 안 된다. 일부는 겨울을 나기 위해 북쪽 지방에서 날아온다. 내가 본 황새도 발에 가락지가 없는 걸로 봐서 러시아 쪽에서 날아온 겨울 철새로 보인다.

 

황새는 몸길이가 1m, 몸무게는 4kg가량 되는 큰 새다. 그래서 '크다'는 뜻을 가진 '한'이 변해 황새가 되었다. '큰 수소'를 뜻하는 황소 이름과 비슷하다. 논이나 하천 등 습지에서 살며 잡식성이지만 주로 물고기가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다. 한 마리의 암컷이 한 마리의 수컷과 짝을 짓는 일부일처제이고, 번식기가 되면 소리를 내지 못하는 황새는 부리를 부딪쳐서 짝을 찾는다. 봄에 서너 개의 알을 낳고 한 달간 품으며 부화한다. 황새는 현재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종이다. 전 세계에도 3천 마리 정도밖에 없다.

 

▽ 경안천에는 잉어가 많다. 황새가 잉어를 잡는 순간이다.

 

 

▽ 사냥 성공

 

 

▽ 지나가는 사람들도 신기한 듯 쳐다본다.

 

 

▽ 내가 가까이 다가가니 도망가 버린다. 그럴 줄 알았으면 멀리서라도 그냥 지켜보고 있었을 텐데....

 

 

 

▽ 경안천에 제일 많은 새는 청둥오리다. 수컷 색깔이 참 예쁘다.

 

 

▽ 물결을 거슬러 헤엄치는 수컷 두 마리.

 

 

▽ 암컷과 수컷이 다정하다.

 

 

▽ 암컷을 앞세우고...

 

 

▽ 먹이 사냥하느라 여념이 없다.

 

 

▽ 새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오리 종류를 구분하기 힘들다. 전에 새 박사를 따라다닐 때는 들은 풍월이 있었는데 오래 지나니 모두 까먹었다. 무엇이든 늘 공부가 필요하다.

 

 

▽ 갈매기 종류도 있다. 겨울 철새인 붉은부리갈매기가 아닐까 싶다.

 

 

▽ 새를 관찰할 때는 무척 조심해야겠다. 자세히 보고 싶은 욕심에 가까이 다가가면 언제 눈치를 챘는지 도망가 버린다. 내가 저들의 생활을 방해한 셈이다.

 

 

▽ 백로는 한가하고 의젓한데 오리는 바쁘다.

 

 

▽ 왜가리 한 마리가 먼 데를 응시하며 미동도 않는다. 무엇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일까?

 

 

▽ 네 명상을 깨뜨려서 미안해.

 

 

▽ 날개를 펴니 왜가리도 꽤 큰 새다.

 

 

▽ 갈대숲을 배회하며 먹이를 찾는다.

 

 

▽ 오랫동안 망부석이 된 가마우지 네 마리.

 

 

▽ 그중에도 분주한 한 마리가 있다.

 

 

▽ 먹이를 노리는 왜가리의 집중력이 대단하다.

 

 

▽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사냥에 성공하다.

 

 

▽ 사냥감을 돌 위에 올려놓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오랜만에 새 구경하는 재미에 빠졌다. 그저 스쳐 지나가던 경안천이었지만 마음을 두고 살펴보니 새들이 무척 많다. 새들마다 특징이 있으면서 각각의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특히 황새를 만난 건 망외의 기쁨이었다. 친구들 단톡방에 황새 사진을 올리니 로또라도 사 보라고 한다. 드문 행운을 만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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