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마르코복음[35]

샌. 2022. 1. 6. 11:04

그리고 그들은 베싸이다로 갔는데, 사람들이 맹인을 예수께 데려와서 만져 주십사고 간청했다. 예수께서 맹인의 손을 잡고 마을 밖으로 데려가 눈에 침을 바르고 손을 얹어 주신 다음, "무엇이 보입니까?" 하시자 그가 보기 시작하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나무 같은 것이 걸어다니는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하였다. 예수께서 다시 눈에 손을 얹어 주시자 그는 똑똑히 보게 되었다. 눈이 성해져서 모든 것을 훤히 보게 되었다. 예수께서 그를 집으로 보내며 "마을로 들어가지는 마시오" 하고 이르셨다.

 

- 마르코 8.22-26

 

 

예수가 치유자였던 것은 분명하다. 복음서에 예수의 치유 활동이 다수 기록되어 있는 걸 보면 갈릴래아 민중에게 예수는 환자의 병을 고쳐주는 치유자로 기억되고 있는 것 같다. 당시에는 예수 외에도 보수를 받고 살아가는 민간 치유사들이 많았을 것이다. 예수의 치유는 그들과는 달랐으리라 짐작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가 행하는 치유의 특징은 대체로 이렇다. 다른 민간 치유사와의 차이점이기도 할 것이다.

 

1. 영적인 능력으로 병을 고친다.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딸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원하면 치유가 일어난다. 이 일화처럼 구체적인 신체의 아픈 부위는 접촉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게 한다.

2. 예수는 자신이 병을 고쳤다고 하지 않고, 환자의 믿음으로 나았다고 말한다.

3. 병의 치유와 함께 죄가 용서 받았다고 단언한다. 당시에 병은 죄의 대가라는 인식이 있어서 병자는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었다. 육체의 치유는 병자가 죄의식에서 해방될 때 완성된다.

4. 병이 나은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예수는 환자의 치유만이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 원대한 꿈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베싸이다는 갈릴래아호 북동쪽에 있는 지역이다. 예수는 맹인을 치유할 때 마을 밖으로 데려갔고, 치유한 뒤에도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다. 일어날지 모를 분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을까. 예수는 바쁘게 활동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곧 예수의 생애에서 변곡점이 될 지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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