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강원도 가을 여행(1) - 발왕산, 낙산해변

샌. 2023. 10. 27. 11:45

아내와 2박3일의 강원도 가을 여행을 다녀왔다.

 

먼저 용평리조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발왕산(發王山, 1458m)에 올랐다. 천년주목숲길을 걸어보기 위해서였다. 케이블카 캐빈은 8인승인데 마침 우리가 갔을 때는 대기 없이 바로 탈 수 있어서 둘이서만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케이블카는 3.7km 길이에 20분 정도 걸렸다.

 

 

꼭대기에는 스카이워크가 있어 약간의 스릴을 즐기면서 사방 경치를 구경할 수 있었다. 발왕산 높은 곳은 단풍의 끝물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발왕산 정상부에는 약 3km 길이의 천년주목숲길이 있다. 길은 경사가 완만한 나무데크로 되어 있어 노약자도 힘 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오래된 주목들을 지나게 되어 있어 갖가지 형상의 주목을 만나는 길이다. 여기서 만난 주목은 따로 정리할 예정이다.

 

 

숙소가 있는 속초로 가다가 낙산해변에 들렀다. 이곳에 서면 늘 아련한 추억 속으로 젖어든다.

 

아내는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보더니 신발을 벗고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바닷가에 들렀다 가자고 한 이유가 있었다. 덕분에 나도 시간 여유를 얻고 해변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예전에는 해변을 따라 2층으로 된 허름한 민박집이 줄지어 서 있었다. 놀러 오면 삼겹살에 소주로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그때는 자가용도 없었는데 짐을 싸들고 어떻게 오갔는지 지금 돌아보면 기특하기만 하다. 이런저런 상념에 잠긴 한 시간이었다.

 

 

편의점에서 산 간편식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고 와인으로 건배를 했다. 15개월의 금주를 해제시킨 날이었다. 앞으로 조용한 자리라면 와인 정도는 마다치 않을 생각이다. 다만 여럿이 모인 시끌벅적한 데서의 알코올은 여전히 사양이다. 와인 몇 모금에 금방 나른하고 어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