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풍산면 가곡리는 남천고택 등 옛집들이 여럿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오래된 회화나무가 있어서 마을의 연륜을 대변해준다. 이 나무는 수령은 300 년 가량 되었고, 높이는 11 m 정도다.
이 나무의 특이한 점은 보형재로 채운 줄기에 용이 승천하는 그림을 그려놓았다는 것이다. 여러 나무들을 보았지만 이렇게 총천연색 그림을 그린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별로 좋은 아이디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나무는 자연 상태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것은 처음에는 눈길을 끌지만 곧 싫증이 나고 어색해진다.
나무 옆에는 이 마을 출신인 항일지사 권오설(權五卨) 선생의 기적비가 세워져 있다. 선생은 사회주의로 민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썼고, 1926년 6. 10 만세운동의 주동자셨다. 이로 말미암아 구금된 선생은 1930년 4월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 일명 '가일(佳日)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에는 선생 외에도 여러 명의 사회주의 운동가들이 나와 '모스크바 동네'라고도 불린다 한다.
옆에는 저수지가 있는데 둘레를 따라 몇 그루의 오래된 버드나무도 있다. 수령이 200 년이 넘은고목들이다. 가곡리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마을 입구에 여러 그루의 고목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