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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갑산의 너도바람꽃

3월 초중순이면 무갑산 계곡에 너도바람꽃이 핀다. 가까이 있는 무갑산이지만 6년 만에 찾았다. 그때에 비해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안타까웠다. 사진을 찍으러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이다. 한 번 소문이 나면 어디서나 이런 시련을 겪는다. 그동안 무갑산에 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수리산 변산바람꽃 군락지는 보호하기 위해 아예 폐쇄해 버렸다. 무갑산도 극단적인 조치를 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드문드문 피어 있는 너도바람꽃이 반가우면서도 애처로웠다. 굳이 꽃사진을 찍으러 다녀야 하나, 회의를 품으며 돌아선 날이었다.

꽃들의향기 2019.03.15

봉은사 가는 길

사진작가 김희중 선생의 부음에 잠시 생각이 멎는다. 작가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두 번의 개인전을 열 정도로 사진에 특출한 재능을 드러냈다. 그뒤 미국으로 건너가 동양인 최초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사의 편집장을 지냈다. 우리나라 사진가 중 세계적으로 가장 큰 명성을 가진 분이다. 오래전에 작가의 자서전을 겸한 에세이인 를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김희중 작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봉은사 가는 길'이라는 작품이다. 바로 이 사진이다. 이 사진에 대해서는 작가가 촬영 당시 상황을 설명한 적이 있다. 1955년 7월에 뚝섬에서 야외 촬영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그때 고등학생이었던 작가는 유일하게 교복을 입고 참가했단다. 모델 촬영이 싱거워 작가는 나룻배를 타고 한강 건너 봉은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

길위의단상 2019.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