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짙어간다. 울긋불긋 눈요기를 할 수 있는 지금이 등산하기에는 최적의 계절이다.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모든 산길이 아름답다. 발길은 가까운 남한산으로 향한다. 은고개가 출발 지점이다. 은고개는 경기도 하남과 광주의 경계에 있다. 왜 '은'고개라는 지명이 생겼는지 궁금하지만 유래가 확실치는 않다. 옛날에는 엄고개로 불렀다고 하는데, 고개 옆 마을이 엄미리인 걸 보면 수긍이 간다. 은고개에서 능선을 타고 남한산까지 올라가는 길은 초반 된비알만 지나면 수월하다. 산 중턱에서부터 노랗게 물들어가는 참나무들이 보인다. 정상부는 완연히 색깔이 다르다. 남한산까지 산길을 왕복해서 걸으며 가을 분위기를 물씬 느꼈다. 네 시간 가까이 걷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한 인적 끊긴 산길이었다. 살짝 무섭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