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다. 모임에 참석해도 건배주 한 잔은 받지만 입술에 축이는 정도다. 전 같으면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집에서도 자주 홀짝거렸을 것이다. 그러나 굳건히 참고 있다. 술이 생각나다가도 한 달 전 버스 승객들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던 눈초리를 떠올리면 고개를 절레절레 젖게 된다. 다른 건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장면은 또렷이 남아 있다. 너무 부끄러워 도망치듯 버스에서 내렸다. 선배가 수돗가에 데려가 씻어주었다는 건 나중에 들었다. 이젠 술을 감당하지 못하겠다. 체력이 안 받쳐준다. 한순간에 뿅 가버리고 그 뒤부터는 집에도 찾아가지 못한다. 몽유병 환자가 된다. 그러다가 길바닥에 쓰러져 잔다. 어느 때는 주차된 차 밑에 들어가 자다가 차 주인이 깨우는 바람에 일어나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