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초가을 안방 베란다 유리창 밖에 거미가 자리를 잡았다. 짐작컨대 무당거미였고 유리창과 거의 맞붙어서 평행하게 거미줄을 쳤다. 덕분에 무당거미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 9/21 얘는 아무래도 자리를 잘못 잡은 것 같다. 한 달이 되도록 거미줄에 걸려드는 먹이가 하나도 없다. 그래도 거미는 미동도 없이 기다린다. ▽ 10/17 드디어 변화가 생겼다. 탈피를 하고 나니 작은 거미 한 마리가 새로 나타났다. 원래 있었던 거미는 암컷이고, 작은놈은 수컷이다. 짝짓기를 노리는 것이다. 수컷 거미의 짝짓기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잘못하다가는 덩치가 큰 암컷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의 암컷은 굶주린 상태다. 수컷은 암컷의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뒷걸음친다. ▽ 10/18 접근과 후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