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8

신동문 평전

신동문(辛東門, 1927~1993) 시인의 생애와 삶이 궁금해서 찾아 읽은 책이다. 10여 년 전 밤골로 들어갈 때 시인의 '내 노동으로'를 좋아해서 자주 읊었다.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로 시작하는 시는 당시의 내 마음을 대변해 주었다. 도시에서의 껍데기 삶을 미련없이 버린 뒤 농촌에서의 육체노동을 나도 꿈꾸고 있었다. 시인과 다른 건 나는 어설프게 제대로 된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책에 소개된 시인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본명은 건호(建浩)이고 동문은 필명이다. 충북 청원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5세 때 청주로 이사했다. 어려서부터 결핵을 앓아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허약했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으나 몸이 ..

읽고본느낌 2014.07.01

생태귀농을 꿈꾸는 벗에게

귀농은 밥벌이 수단의 변경이 아니라 삶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이다. 귀농이라는 말 속에는 인간다운 삶을 살려는 의지가 들어있다. 나 역시 한때 귀농의 꿈을 꿨었고 한 발을 들여놓기도 했었다. 그리고 빛이 바래긴 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 그에 대한 소망이 남아 있으므로 귀농이라는 말은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한다. 먼저 귀농해서 생태적 삶을 살고 있는 선배가 귀농의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적은 글을 읽었다. 실제 농촌의 삶을 살면서 나온 충고들이므로 귀농의 뜻을 가진 사람은 귀 기울일 만한 내용이다. 귀농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일은 아무리 심사숙고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생략하고 제목만 옮겼지만 그 뜻이 어떠한지는 짐작될 것이다.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체크리..

참살이의꿈 2009.08.05

B 선배의 귀농

선배 B가 내 고향 가까이로 귀농을 했다. 내 고향집에서 약 4 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멀다고는 할 수 없다. 벌써 3 년째가 되었다는데 이제야 소식을 듣고 만나볼 수 있었다. 소백산 자락에 3만여 평의 터를 마련하고 밭농사와 숲 가꾸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밭에는 주로 과수나무를 심었고, 산에도 유실수와 산나물을 중심으로 묘목을 심고 씨를 뿌리며 기초 터전을 닦고 있다고 했다. 선배는 인상이 이미 농군이 다 되어 있었다. 대학생이었을 때도 농촌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인연을 맺더니 직장도 농촌으로 돌아다니며 영 도시와는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여러 곳을 다니다가 이곳에 택지를 하고 정착하게 되었는데, 명예퇴직을 한 선배는 드디어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가족에 대해서 물어보니 아직은 본..

참살이의꿈 2008.10.15

삶은 때론 갑자기 껄렁해지는 것이니

이 가을에 A씨가 봉화로 거처를 옮긴다고 한다. 10년 전에 A씨 부부는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을 했다. 그분들의 시골살이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지만, 그 삶은 내가 귀농을 꿈꾸고 어설프게 실행하기까지 용기를 준 원천이 되었다. 그간 즐거움 보다는 어려움에 더 공감을 하며 마음 아프게 바라보았다.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게 현실은 대개 가혹하다. 그들은 주어진 환경에 잘 길들여져 적당히 적응하며 사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 체질적으로 그런 삶에는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부러 힘든 길을 찾아 나선다. '이건 아니야!'라는 내면의 소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스스로 좋아서 선택한 길이지만 세상 안에서 사는 한 현실과의 갈등은 겪지 않을 수 없다. 때로 현실은 가혹할 정도로 시련을..

참살이의꿈 2007.10.19

귀농 / 백석

백구둔의 눈 녹이는 밭 가운데 땅 풀리는 밭 가운데 촌부자 노왕하고 같이 서서 밭최뚝에 즘부러진 땅버들의 버들개지 피여나는 데서 볕은 장글장글 따사롭고 바람은 솔솔 보드라운데 나는 땅임자 노왕한테 석상디기 밭을 얻는다 노왕은 집에 말과 나귀며 오리에 닭도 우글거리고 고방에 그득히 감자에 콩곡석도 들여 쌓이고 노왕은 채매에 힘이 들고 하루종일 백령조 소리나 들으려고 밭은 오늘 나한테 주는 것이고 나는 이젠 귀치 않은 측량도 문서도 싫증이 나고 낮에는 마음놓고 낮잠도 한잠 자고 싶어서 아전 노릇을 그만두고 밭을 노왕한테 얻는 것이다 날은 챙챙 좋기도 좋은데 눈도 녹으며 술렁거리고 버들도 잎트며 수선거리고 저 한쪽 마을에는 마돗에 닭 개 즘생도 들떠들고 또 아이 어른 행길에 뜨락에 사람도 웅성웅성 흥성거려 나..

시읽는기쁨 2005.02.04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

4년 전 농촌 마을 한가운데에 터를 잡을 때 여러 사람들이 걱정했다. 도시 생활을 하다가 시골 마을 가운데에서 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시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생활에 젖어 있다가 모든 것이 노출되는 시골 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를 했다. 가능하면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 덜 간섭받는 장소를 고르라고 충고했다. 도시 아파트 생활의 장점이자 단점이 고립성이다. 대개의 경우 한 가구 한 가구가 서로 고립된 섬이다. 옆 집에 신경 쓸 일도 없고, 옆 집으로부터 간섭받지도 않는다. 이것을 나만의 공간에 대한 안락함으로받아들일 수도 있고, 이웃과의 단절로 느낄 수도 있다. 당시에는사람들의 걱정을 무시해 버렸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면 된다고 그쪽 환경에 눈높이를 맞추고 산다면 문..

참살이의꿈 2003.11.29

하늘마음농장

어제 저녁 TV에서 울진으로 귀농한 한 가족 얘기가 나왔다. 내 컴 즐겨찾기에 이분들의 홈페이지(`하늘마음농장`)가 올려져 있어 가끔 들어가 보곤 했는데 직접 화면으로 만나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부의 귀농 이유를 그분들 홈페이지에서 옮긴다. 살다보면 별일도 다 있다. 남편의 귀농얘기가 그 경우이다. 어느날 "귀농하고 싶은데…." 물론 난 흘려넘겼고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그러나 `귀농`이라는 단어를 어디 말 붙일 수 있는 곳이라면 다 붙이며 내 머리에 박으려 들었다.하루는 마주 앉아 물었다. 어쩌다 그리 되었냐고. 회사에서 우연히 전국귀농운동본부 사이트를 보게 되었단다. 춘천에 늙으면 텃밭 일구며 살기 위해 사놓은 땅도 있고 해서 교육을 받고 싶더란다.그래서 그때 내가 그건 허락했..

참살이의꿈 2003.09.19

귀농 10계명<펌>

`앙성댁의 귀농일기`에서 퍼온 귀농 10계명입니다. 1. 몸과 마음을 함께 준비한다. 몸과 마음이 함께 귀농을 원해야만 즐거운 시골생활이 가능합니다. 마음은 시골을 향해 있는데 몸은 도시의 풍요와 안락함을 쫓는다면 행복한 시골생활이 될 수 없습니다. 도시의 풍족함과 안락함, 도시 문명의 이기를 기꺼이 버릴 수 있어야 하며, 사정없이 내리쬐이는 햇볕 아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비오듯 땀을 흘리며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골생활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를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2. 가족의 동의와 협조는 필수적이다 부부의 경우, 시골생활은 하루 온 종일을 함께 지내야 합니다. 농사의 대부분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설사 한 쪽의 노동력이 빈약하더라도 현장에 함께 있..

참살이의꿈 200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