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귀농 10계명<펌>

샌. 2003. 9. 17. 16:10
`앙성댁의 귀농일기`에서 퍼온 귀농 10계명입니다.

1. 몸과 마음을 함께 준비한다.
몸과 마음이 함께 귀농을 원해야만 즐거운 시골생활이 가능합니다.
마음은 시골을 향해 있는데 몸은 도시의 풍요와 안락함을 쫓는다면 행복한 시골생활이 될 수 없습니다.
도시의 풍족함과 안락함, 도시 문명의 이기를 기꺼이 버릴 수 있어야 하며, 사정없이 내리쬐이는
햇볕 아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비오듯 땀을 흘리며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골생활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를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2. 가족의 동의와 협조는 필수적이다
부부의 경우, 시골생활은 하루 온 종일을 함께 지내야 합니다.
농사의 대부분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설사 한 쪽의 노동력이 빈약하더라도 현장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힘이 됩니다.
농사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벅찬데, 가족의 협조와 이해가 없으면 시골생활은 결코 순탄할 수 없습니다.

3. 부자로 살고 싶다면 귀농을 포기하라
돈을 벌기 위해 귀농한다는 생각은 아예 접어두어야 합니다.
자금과 농업경영에 대한 특별한 준비가 없는 한, 처음에는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급자족도 사실은 매우 어렵습니다.
아무리 철저히 귀농준비를 했다 하더라도 처음 몇 해는 돌출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귀농자는 초반 인프라 마련에 많은 경비가 소요됩니다. 하다못해 호미까지 새로 사야 하니까요.
처음부터 자금 전체를 움직여 시작하는 시골생활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기 쉽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처음 몇 해는 농사로 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4. 귀농단체를 이용한다
조직적으로 귀농희망자를 교육시키는 단체를 이용하기 권합니다.
그 같은 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을 저희는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자연농법을 지향하는 귀농단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며, 시골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귀농단체에서는 실질적인 정보도 많이 다루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단체, 저 단체에 너무 많이 드나드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론과 실제가 판이하게 다른 일이 종종 있으니까요.

5. 힘들더라도 덩어리 땅을 확보하라
순수 농사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려면 최소 2천평 정도의 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버섯 등 특용작물이나 비닐하우스 재배의 경우는 적은 땅으로도 가능하겠지만, 통상적인 작물 재배로
생활을 해결하려면 그 정도의 땅이 있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보아집니다.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농지는 집과 되도록 가까워야 합니다. 집과 붙어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문전옥답이라는 말이 말해주듯 사든, 빌리든 덩어리 땅을 확보하면 관리도 수월하고 그만큼 경제성도 있습니다.
초보 농사꾼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반 농산물 재배 면적도 대략 2천평 정도로 보아집니다.
귀농지 선택은 되도록 발품을 많이 팔 것을 권합니다.
연고지이든 생소한 곳이든 주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골프장이나 공원묘지, 대규모 위락시설 등 개발의 바람이 부는 곳은 절대로 피하십시오.

6. 주택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말라
저희가 가장 크게 실수한 부분입니다. 도시를 떠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도시생활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예였지요.
시골생활은 들판 자체가 거대한 주거지입니다. 집은 편히 쉴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귀농자금에서 집에 투자하는 부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행착오 끝에 이사를 생각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텐데, 그럴 경우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합니다.

7. 맹지는 결단코! 구입하지 말라
진입로가 없는 땅은 결코 구입해서는 안 됩니다.
부동산이나 마을 주민들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맹지는 절대로 사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의 땅을 경유하여 들어가게 되어있는 토지를 꼭 구입해야 할 경우라면 땅 임자로부터
주위 토지 통행권에 대해 공증을 받은 후에만 구입하십시오.

8. 작물 선정은 신중을 기하라
작물을 미리 정해놓고 귀농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위 환경을 감안하여 그곳 특성에 맞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광고나 주변 분의 권유를 통해 작물을 선정할 때에는 지극히 신중해야 합니다.
농사에서는 가장 짧은 주기가 1년입니다. 단 한 번의 시행착오의 충격이 몇 년을 갈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작물 공부를 해두는 것도 좋겠지요.
작물에 따라 귀농지가 달라지기도 하고, 반대로 귀농지에 따라 작물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9. 마을 주민은 사돈같이 대하라
대부분의 귀농인은 초기에 주민들에게 이쁘게(?) 보이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모든 주민들에게 이쁘게 보이려고 애를 쓰다가 제풀에 지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제 생각에는 예절을 지키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즉 사돈같이 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 또한 사돈에게 함부로 대하기는 쉽지 않음을 느낄 테니까요.
지역 주민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물론 가장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확실한 의지와 뜻이 있는 경우라도) 걸림돌이 무척 많습니다.
귀농인에 대해 사시(斜視)적 시선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 또한 많습니다.
정착한 곳이 연고지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귀농인은 대체로 텃새를 경험하게 됩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세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범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혀 불합리한 일을 당할 때에는 그러나 확실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어느 사회이든 가장 어렵고, 마음을 가장 다치게 하는 것이 사람과의 일일 것입니다.
어렵더라도 자신이 가진 삶의 원칙을 고수하며 살아가노라면 주민들 가운데에서 지기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절대로 자신의 원칙을 포기하지는 마십시오.

10. 자연과 닮기
시골 생활에서는 하늘(자연)이 주는 기쁨과 슬픔, 보람과 어려움을 특히 가깝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 움직임을 지혜롭게 따라가야 합니다.
자연에 순응하는 마음과 생활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명과 환경에 대해 존경심을 가져야 합니다.
시골은 이름없는 생명의 아름다움으로 충만되어 있고 그것을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치지만,
그것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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