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린 너무 빠르다, 세상은 달려갈수록 넓어지는 마당 가졌기에 발을 가진 사람의 역사는 하루도 편안히 기록되지 못했다 그냥 나무처럼 붙박혀 살고 싶다 한 발자국 움직이지 않고 어린 자식 기르며 말씀 빚어내고 빈가지로 바람을 연주하는 나무로 살고 싶다 사람들의 세상은 또 너무 입이 많다 입이 말을 만들고 말이 상처를 만들고 상처는 분노를 만들고 분노는 적을 만들고 그리하여 입 속에서 전쟁이 나온다 말하지 않고도 시를 쓰는 나무의 은유처럼 온몸에 많은 잎을 달고도 진실로 침묵하는 나무가 되고 싶다 침묵으로 웅변하는 나무가 되고 싶다 삶은 베풀 때 완성되느니 그늘 주고 꽃 주고 열매 주는 나무처럼 추운 아궁이의 뜨거운 불이 되어주기도 하고 사람의 따뜻한 가구가 되는 나무처럼 가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