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2

내가 가장 착해질 때 / 서정홍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 내가 가장 착해질 때 / 서정홍 내가 이 꼴로 살아도 되는 걸까? 인간이 살아가는 가치와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닮아야 할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 시를 접하니 농부의 마음이야말로 하느님의 마음이 아닌가 싶어진다. 자본주의 시대지만 그래도 아직은 착하고 순수한 농심(農心)이 어딘가에는 살아있을 것만 같다. 이 시는 같은 이름의 시집 에 실려 있다. 시집에는 이런 시도 있다. 혼인하고 이십 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 집에 도둑님 다녀가셨다. 가난한 살림살이 가져갈 것이 없었던지 장롱 옷장 서랍장 가리지 않고 온통 뒤적거려, 방 안 가득 옷가지들이 수북이 쌓였다. 큰아들 녀석 학비 보내고 몇 천 원 남은 경남은행 통장과 생활비 몇 만 원 남은..

시읽는기쁨 2014.01.22

농부시인의 행복론

"아들아, 간디학교 졸업하면 대학 가지 말고 아버지랑 농사지으며 살면 좋겠구나." "아버지, 걱정 마세요. 사람이 제 먹을 곡식을 제 손으로 짓는 일말고 할 게 뭐가 있겠어요. 친구들과 농부가 되자고 약속했어요. 젊었을 때 배우고 싶은 거 배우고 나서 말이에요. 그러니 학교 졸업하고 당장 농부가 되지 않더라도 느긋하게 기다려 주세요. 아셨죠?" "여태껏 배웠으면 됐지, 무어 그리 배울 게 많나. 어쨌든 농부가 된다니 기다려야지. 그런데 농부가 된다는 말은 믿어도 되는 거지?" "아 참, 아버지는 아들 말을 못 믿으면 누구 말을 믿으세요?" "그렇지, 아들 말을 믿어야지. 믿고말고." 에 나오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내용이다. 말이 아니라 삶으로 자신의 신념을 보여주는 사람은 무섭다. 보통의 먹물들은 말과..

읽고본느낌 201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