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 5

9년 만에 대모산을 걷다

수서에서 점심 약속이 있던 차에 겸하여 대모산(大母山) 길을 걸었다. 9년 만이었다. 대모산입구역에서 내려 10여 분 걸어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만나고, 산길은 일원터널 위를 지나간다. 일원터널 위에서는 재건축된 스타힐스아파트가 보였다. 5층 짜리 허름한 서민 아파트가 있던 자리인데 어느새 모던하게 일변했다.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살던 친구집에 바둑 두러 자주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한참을 서 있었다. 30년도 더 전이니까 까마득한 옛날이다. 나에게 대모산은 3, 40대 때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산이다. 집에서 걸어 다닐 정도로 가까웠으니 뒷산처럼 수시로 오갔다. 그 뒤로 대모산과 멀어진 것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산 중턱에 있는 불국사(彿國寺)를 찾아보았다.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했는데 의..

사진속일상 2024.04.17

서울둘레길 걷기(8)

이제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같이 산길을 걸어보니 분명히 알겠다. 몇 차례 뒤처지기만 하다가 오늘에야 앞에서 끌어도 무리 없음을 확인했다. 물론 이 팀원과 비교하는 건 별 의미 없기는 하다. 이번에 걸은 서울둘레길 4-1코스는 10.3km로 전체 21개 구간 중 제일 길다. 4시간이 걸렸다. 대모산과 구룡산을 지나는 산길은 무척 좋다. 정상을 거치지 않고 중턱을 따라 난 길은 적당한 오르내림이 알맞다. 길은 마지막에 구룡산을 휘감아 돌면서 여의천을 따라 양재시민의숲까지 이어진다. 양재천과 합류하는 여의천은 처음 걸어 보았다. 이정표를 보면 상류로 청계산까지 연결되는가 보다. 노년 초입에 선사내들 얘기는 정치 이야기가 주다. 다들 자기들 세계에 갇혀 있다. 대부분이 꼴통이라 불러도 좋은 보수주의자가 되..

사진속일상 2015.07.03

대모산과 구룡산 둘레길을 걷다

서울에도 'Seoul Trail'이라 불리는 둘레길이 있다. 서울 외곽에 있는 산들을 연결하는 182km의 길이다. 동쪽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덕산, 일자산,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 관악산, 삼성산, 봉산, 복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구릉산,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을 지난다. 일부 구간은 안양천과 한강변도 지나간다. 이번에 용두회에서 서울 둘레길 중 대모산과 구룡산 코스를 걸었다. 기존 등산로와 겹치기도 하지만 능선과 정상을 거치는 대신 산 옆구리를 지나서 간다. 길은 아주 걷기가 좋지만 대신 꼬불꼬불하다. 두 산을 지나는 길이가 7.4km다. 두 산 모두 300m 안팎이라 가볍게 봤는데 전혀 만만하지 않았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도 있을 것이고, 오랜만에 걸은 탓도 있을 것이다. 무려..

사진속일상 2013.05.12

대학 동기들과 대모산 첫 산행

올해부터 대학 동기들이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다. 첫 산행은 대모산과 구룡산을 연결하는 걷기였는데 여덟 명이 모였다. 산을 안 타는 친구 때문에 높은 산은 오르지 못하고 서울 근교의 낮은 산을 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몇은 무릎을 다쳐 오래 걷는 데는 무리가 된다. 우리 과 정원은 30 명이었는데 일부는 연락이 안 되고 지금은 20 명 가까이 모이고 있다. 같이 산행을 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가 드니까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고 또 자주 얼굴을 보고 싶어지는가 보다. 10 시에 지하철 수서역에서 모여 대모산을 거쳐 구룡산을 오른 뒤 양재동으로 내려왔다. 약 3 시간 정도 걸렸다. 거북이 등산회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함께 하는 자체가 기분 좋고 즐거웠다. 간식거리..

사진속일상 2009.02.28

대모산과 구룡산길을 걷다

집이든 직장이든 예전에 살던 곳을 다시 찾게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옛 장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던 그렇지 않던 세월의 무상함을 상기시켜 준다. 그래선지 옛 장소에 가면 쓸쓸함과 아쉬움 같은 것, 삶 뒤켠의 허전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누구나 젊었을 때의 꿈과 치기를 다시 기억해내는 데 대한 어색함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또 다른 나를 대면하기가 두려운 때문인지도 모른다. 대모산은 내 인생의 중심이었던 삼사십대 시기에 가장 가까이 했던 산이었다. 서울의 남쪽에 있는 대모산과 구룡산은 해발 300 m 정도의 아담한 산으로가볍게 산길을 걷기에 아주 적당하다. 두 산은 능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쉼없이 걷는다면 두 시간 정도면 두 산을 종주할 수 있다. 불현듯 옛 생각이 나서 아내와 같이 전철을 타고..

사진속일상 2008.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