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에서 점심 약속이 있던 차에 겸하여 대모산(大母山) 길을 걸었다. 9년 만이었다. 대모산입구역에서 내려 10여 분 걸어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만나고, 산길은 일원터널 위를 지나간다. 일원터널 위에서는 재건축된 스타힐스아파트가 보였다. 5층 짜리 허름한 서민 아파트가 있던 자리인데 어느새 모던하게 일변했다.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살던 친구집에 바둑 두러 자주 갔던 기억을 떠올리며 한참을 서 있었다. 30년도 더 전이니까 까마득한 옛날이다. 나에게 대모산은 3, 40대 때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산이다. 집에서 걸어 다닐 정도로 가까웠으니 뒷산처럼 수시로 오갔다. 그 뒤로 대모산과 멀어진 것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셈이다. 산 중턱에 있는 불국사(彿國寺)를 찾아보았다.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했는데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