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하던 여름의 기운이 꺾였다. 아침저녁 공기는 시원하다 못해 냉기가 서려 있다. 한낮에 햇빛을 맞으며 걸어도 크게 더운 줄을 모르겠다. 얼굴이나 목에 맺히는 작은 땀방울을 가끔씩 닦아주면 된다. 그렇더라도 아직 여름인지라 해가 중천인 경안천 길에는 사람이 드물다. 타박타박 혼자서 걷는다. 사람이 없으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되어 좋다. 아직 습관이 안 되어서 그런지 마스크를 쓰면 답답해서 자꾸 손이 가고 벗게 된다. 길에서도 사람을 만나면 넓은 길이라면 간격을 벌리고 피해 가지만, 좁은 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꺼내야 한다. 나보다도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참 잘 쓴다. 경안천처럼 사람 드문 곳에서도 꼭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야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