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여름 가는 경안천

샌. 2021. 8. 21. 10:45

기세등등하던 여름의 기운이 꺾였다. 아침저녁 공기는 시원하다 못해 냉기가 서려 있다. 한낮에 햇빛을 맞으며 걸어도 크게 더운 줄을 모르겠다. 얼굴이나 목에 맺히는 작은 땀방울을 가끔씩 닦아주면 된다.

 


그렇더라도 아직 여름인지라 해가 중천인 경안천 길에는 사람이 드물다. 타박타박 혼자서 걷는다. 사람이 없으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되어 좋다.

아직 습관이 안 되어서 그런지 마스크를 쓰면 답답해서 자꾸 손이 가고 벗게 된다. 길에서도 사람을 만나면 넓은 길이라면 간격을 벌리고 피해 가지만, 좁은 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꺼내야 한다. 나보다도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참 잘 쓴다. 경안천처럼 사람 드문 곳에서도 꼭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야외에서 사람이 밀집해 있지 않다면 굳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고밀도로 떠다니는 건 아니다.

 


길 옆에서 벌노랑이를 보았다. 노란돌콩이라고도 부르는 콩과 식물이다. 네댓 개씩 모여 있으니 더 귀엽다. 내 눈에는 노란 풍선이 하늘로 날아가고 싶어 한들거리는 모습으로 보인다. 꽃잎 안에 뭐가 들어서 저리 통통해 보이는지 바늘로 콕 찔러보고 싶다.

 


개망초에 앉은 얘는 부전나비의 한 종류일까.

 


해는 구름 사이를 들락날락했다.

 


그저께 아스트로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1차 때는 다음날 나른한 기미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무 낌새가 없었다. 이스라엘이나 영국 같이 백신 접종이 거의 끝난 나라에서도 확진자 수가 다시 치솟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다. 백신을 맞으면 마스크를 벗어도 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서 3차를 또 맞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집단 면역으로 코로나가 힘을 못 쓸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경안천을 왕복해서 두 시간 반 정도, 1만 5천 보를 걸었다. 적당한 피로감이 기분 좋은 알맞은 걷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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