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묵직한 책을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기분은 많이 가라앉았다. 색깔로 치면 회색의 우울한 감정이었다. 고독, 허무, 몽상, 냉소, 권태, 무기력, 비 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이 책을 쓴 페르난두 페소아는 포르투갈 사람으로 신비에 싸인 인물이다. 1888년 리스본에서 태어났고 쓸쓸한 유년기를 보낸 뒤 번역 일을 하며 글을 썼다. 천성적으로 고독했으며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많은 글을 썼지만 생전에는 거의 발표하지 않았다. 도 페소아가 사망한 지 47년 만인 1982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다. 은 리스본에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소아르스의 고백록이라 할 수 있다. 소아르스는 곧 페소아 자신이다. 그가 살아간 공간은 사무실과 셋방과 리스본의 거리 뿐으로 좁았다. 사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