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9

소백산 1박 산행

밀포드 트레킹 연습 산행을 팀원 7명과 했다. 대피소에서 일박하며 밀포드의 헛(Hut)과 비슷한 체험을 했고, 배낭 무게도 10kg 이상으로 맞추어 걸었다. 이번 산행을 위해 침낭도 새로 장만했다. 마침 소백산에 첫눈이 내린 날이었다. 우리도 올해의 첫눈을 소백산에서 맞았다. 눈은 26일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에 소백산은 백설의 세상이 되어 있었다. 의외의 선물이었다. 소백산 제2연화봉에 있는 대피소는 작년에 문을 열었다. 그래선지 대피소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시설이 좋다. 잠자리가 불편하지 않도록 서로 칸막이가 되어 있고, 온풍기가 가동되어 겨울 날씨지만 침낭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물도 아주 잘 나오고 수세식 화장실도 깨끗하다. 반면에 일부 단체 산객의 무분별한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

사진속일상 2016.11.30

소백산 비로봉과 국망봉

마당에 나서면 항상 소백산이 보였다. 소백산을 병풍처럼 두른 곳에서 자랐다. 그래선지 소백산이라는 말에는 산 이름 이상이 무엇이 들어 있다. 소백산에서 불어내리는 겨울의 칼바람이 제일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교 해서 집으로 돌아갈 때 조그만 몸뚱이가 날아갈 정도로 세찬 바람이었다. 바람을 피해 둑방 아래로 기어서 다녔다. 트레커에서 소백산에 갔다. 어의곡리에서 비로봉과 국망봉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코스였다. 비로봉과 국망봉을 잇는 길은 늘 바라보기만 했지 직접 걸을 기회는 없었다. 네 명이 함께 한 오붓한 산행이었다.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1440m)이다. 소백산 능선은 푸른 초원 지대가 특징이다. 파노라마로 넓혀 보았다. 서쪽으로 능선이 뻗어 있다. 서쪽 끝에 연화봉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국망..

사진속일상 2016.06.19

소백산 친구 집

단양군 대강면 소백산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친구네 집을 삼삼회 회원들과 찾아갔다. 수년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준비하더니 작년 퇴직 후에는 가족과 떨어져 거의 상주하며 살고 있다. 좁은 비포장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 산골은 생각보다 깊었다. 휴대폰도 연결되지 않는 오지였다. 깊은 산중이어선지 터의 경사가 급한 게 흠이었다. 주위를 둘러싼 산세도 험했다. 어느 건축가의 얘기를 들으니 사람들이 고르는 터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차분한 사람은 차분한 터를 고르더라는 것이다.이 터가 친구에게는 잘 맞을 것도 같다. 소형 이동식 주택은 혼자 살기에 적당한 크기였다. 전기 패널로 난방을 하고 화장실은 밖에 따로 있었다. 취사는 소형 가스통을 충전해 쓰고, 동네와 왕래할 때는 작..

사진속일상 2012.06.10

소백산 연화봉에 오르다

고향에 내려가 있는 동안 소백산 연화봉에 올랐다. 날이 더워서 물통을 세 개나 준비했고 슈퍼에서 빵과 토마토를 샀다. 희방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했는데 희방폭포로 오르는 길이 안전상 문제로 통제되어 희방사까지는 절 차가 다니는 시멘트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희방사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소백산을 오를 때 가장 많이 이용했던 길이다. 이곳이 고향집에서 가까우면서 교통이 가장 편리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버스를 타고 30여 분 정도면 이곳에 도착했다. 희방사와 희방폭포는 여름철가족 나들이 장소였고, 중학교 때는 기차를 타고 소풍을 오기도 했다. 이 코스는 처음이 가장 힘들다. 깔딱고개까지 이어지는 긴 계단길을 한 시간 가까이 걸어야 한다. 이곳만 지나면 완만한 산길이어서 연화봉까지 오르는데 별 어..

사진속일상 2010.07.25

비로봉에서 폭우를 만나다

D 산악회를 따라 소백산에 올랐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대로소백산의 품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면서도 이때껏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에는 오르지를 못했다. 소백산에 간다고 해도 연화봉까지가 고작이었다. 마침 등산 코스에 비로봉과 국망봉을 지나는 소백산 능선길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로봉 부근의 주목 군락지도 보고, 국망봉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소백산 능선의 바람도 맞고 싶었다. 또 능선길의 야생화들도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출발할 때부터 잔뜩 흐린 날이 산을 오를때는 가는 비가 간간이 내렸다. 그러나 등산 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고 산길은 구름에묻혀도리어 분위기 있는 풍경을 만들었다. 능선에서 날씨만 갠다면 더할 수 없이 좋은 날이었다. 정상에 가까워지니 숲이 사라지고 광활..

사진속일상 2009.09.13

눈 덮인 죽령 옛길을 걷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사라졌던 죽령 옛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을 년전에 들었는데, 이번에 설을 쇠러 고향에 내려간 길에 그 길을 따라 걸어 보았다. 길은 희방사역에서부터 죽령 꼭대기(689 m)까지 소백산의 계곡을 따라 이어졌다. 총 길이는 약 3 km 정도로 한 시간이면 넉넉히 오를 수 있다. 문경새재, 추풍령과 함께 죽령은 영남과 기호지방을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아달라왕(阿達羅王) 5 년(158 년) 3 월에 비로소 죽령길이 열리다'라는 기록이 있고,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아달라왕 5 년에 죽죽(竹竹)이 죽령길을 개척하고 지쳐서 순사(殉死)했고, 고갯마루에 죽죽을 게사하는 사당[竹竹祀]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렇듯 죽령은 개척년대가 사서에 분명히 전하는 유..

사진속일상 2009.01.29

고치령을 넘다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러 고향에 가는 길에 고치령을 넘어가기로 했다. 고치령(古峙嶺)은 소백산으로 갈라져 있는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경북 영주시 단산면을 연결하는 옛길이다. 길이 워낙 불편하여 지금은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작년에는 이웃한 마구령을 넘어 보았는데 올해는 고치령을 넘기로 한 것이다. 단양에서 풍기까지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죽령터널을 지나면 1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에돌아 가느라 세 시간이나 더 걸렸다. 그래도 옛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길을 따라가 본다는 것이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 되었다. 물론 걸어서 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에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영춘면 의풍리에 이르면 고치령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가 그 길목이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고치령이고, 다리를..

사진속일상 2008.10.19

쥐오줌풀

새벽 4시에 일어나 배낭을 챙겨서 출발한다. 소백산 아래에 도착해서 어두운 산길을 따라 두 시간 정도 오르면 연화봉에 이른다. 오르는 도중에 해가 떠오르는 장관도 볼 수 있다.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는 어머니와 만날 시간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어머니는 산나물을 뜯으러 가고, 나는 소백산 능선의 봄꽃을 보기 위해서이다. 5월 초순이 되면 소백산 연화봉 부근 능선은 아름다운 야생화 꽃밭으로 변한다. 바람 세고,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산꼭대기 벌판에 봄이 되면 온갖 야생화들의 잔치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처음 이 광경을 보고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넋이 나갈 정도여서 이리저리 허둥대기만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제 정신을 차리고 차분해질 수 있었다. 언제나 꽃들에 취해 있으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사실..

꽃들의향기 200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