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10

성지(34) - 남한산성 순교성지

성지 49. 남한산성 순교성지 남한산성은 신해박해(1791년) 이후 약 300명에 이르는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당한 장소다. 성지 부근에 처형터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시신은 동문 옆 수구문(水口門)을 통해 버려졌다. 워낙 시신이 많이 쌓여 수구문을 사람들은 시구문(屍口門)으로 불렀다고 한다. 순교자 가운데 행적이 밝혀진 분은 한덕운 토마스(1752~1802)를 비롯하여 36명이다. 새 성당은 2015년에 신축했다. 지금은 '토마스 홀'로 사용하는 곳이 예전 성당이었다. 오래전에 이곳에서 마루에 앉아 미사를 드리던 기억이 새로웠다. 성당 옆 성모 마리아. 숲 속 산책로. 십자가의 길과 연결되어 있다. 야외 미사터에 있는 예수 고난상. 성지 안은 초가을의 정취가 가득했다. 십자가와 구름. 순교자 명단이 ..

사진속일상 2022.09.22

성지(30) - 수리산 성지

성지 45. 수리산 성지 경기도 안양에 있는 수리산 성지는 최경환(崔京煥, 1804~1839)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면서 신앙 생활을 하던 곳이다. 최경환 성인은 한국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아버지다. 1836년에 큰 아들을 모방 신부에 맡겨 마카오로 유학 보냈다. 성인은 천주교를 믿어 온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신앙 생활을 했지만 탄압을 피해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마지막으로 수리산 밑에 정착해 살았다. 그러나 1839년 7월 기해박해 때 교우와 함께 체포되어 9월에 심한 매질을 견디지 못하고 포천옥에서 순교하였다. 최경환 프란치스코는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을 위해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사진속일상 2021.03.05

성지(22) - 천진암

33. 천진암 경기도 광주시 퇴촌에 있는 천진암(天眞庵)은 주어사(走魚寺)와 함께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다. 천주교의 시작이 불교와 연관 있는 게 흥미롭다. 어쩌면 '천진(天眞)'이라는 이름에서 이미 천주교과의 인연이 예비되어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곳에서 1779년에 이벽, 정약전, 권철신 등 젊은이들이 모여 천주교 책을 읽고 실천하는 일을 토론하였다. 그 뒤로 황폐해진 천진암 터를 1978년에 천주교에서 매입하면서 성역화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듬해부터 이벽을 시작으로 정약종, 이승훈, 권철신, 권일신의 묘를 이곳으로 이장했다. 현재는 100년 계획으로 천진암 대성당을 지을 터까지 조성해 놓았다. 천진암 성지 입구. 입구에는 천진암을 상징하는 오두막과 다섯 성인을 그린 성화, 마리아상이 있다. 오르..

사진속일상 2020.04.03

성지(19) - 은이성지, 미리내성지

30. 은이성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은이(隱里) 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사제가 되어 귀국해서 첫 사목지로 택한 곳이다. 김 신부는 여기에 공소를 설립하고 용인 일대에서 사목을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조선 땅에서는 처음으로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가까이에는 김 신부가 소년 시절을 보낸 골배마실이 있다. 은이성지에는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던 상해의 김가항(金家巷) 성당이 새롭게 복원되어 있다. 김 신부는 김가항 성당에서 1845년 8월 17일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상해의 도시 개발로 성당이 철거되면서 주요 부재를 옮겨와 2015년에 원형 그대로 건립했다. 김가항 성당은 소박하면서 단아한 흰색 건물이다. 문이 잠겨 있어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다. 뜰에는 두 줄기가 맞붙은 느티나무가 있다...

사진속일상 2019.10.16

성지(17) - 구산성지

28. 구산성지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성지다. 서울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우리도 성지 조성 초기에는 여기서 미사를 자주 드렸고 후원회원이기도 했다. 그 뒤로 오랜만에 다시 찾다. 구산성지는 기해박해 때 순교한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의 고향이자 묘소가 있는 곳이다. 안토니오 성인 외 여덟 분의 순교자가 묻혀 있다. 마을 뒷산이 거북 모양이어서 구산(龜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왕관을 쓰고 오른손에 왕흘을 들고 계시는 구산성지 성모상. 김세중 화백의 작품이다. 김성우 안토니오(1795~1841) 성인은 옛 경기도 광주 구산에서 부유한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나고 자랐다. 천주교를 알게 되자 두 동생과 함께 입교하였고, 열렬한 신앙인이 되어 자신이 사는 마을을 교우촌으로 만들었다. 기해박해가 일어났을..

사진속일상 2019.09.26

성지(12) - 요당리성지

18. 요당리 성지 수원교구에 속한 요당리 성지는 장주기 요셉 성인의 탄생지이며 성장지다. 요당리는 신유박해를 기점으로 서울과 충청도 내포 등지의 신자들이 피난하면서 형성된 교우촌으로 추정한다. 장주기(張周其, 1803~1866) 성인은 요당리에서 태어나 1826년 경에 세례를 받았고, 박해를 피해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가 1843년부터 제천 배론에 정착했다. 신학당을 위해 자기 집을 학교 건물로 내주었으며, 자신은 한문 교사와 공소 회장으로 활동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사형 선고를 받고 충청도 갈매못에서 64세의 나이로 참수 치명하였다. 이곳 요당리 성지에서 태어났거나 순교한 분들 가운데는 장주기 요셉 성인 외에 복자 장 토마스 등 여러 명이 있다. 또한 교회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전답이 민극가 스..

사진속일상 2018.11.15

성지(9) - 남양성모성지

15. 남양성모성지 화성에 있는 남양성모성지는 1980년대에 개발이 시작되었는데 초창기부터 우리와 인연이 깊다. 성모상 제막식에서부터 가장 자주 다닌 성지다. 가까이 서해가 있어 나들이 길에도 들리곤 했다. 3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성지도 많이 변했다. 지금은 성당 공사가 한창이다. 병인박해(1866) 때 남양 지역에서도 많은 신자들이 순교했다. 남양은 박해를 피해 많은 교인들이 숨어 살던 곳이다. 바로 이곳에서 붙잡힌 교인들이 배교를 거부하고 처형 당한 곳이다. 기록상으로는 김 필립보 부부 등 네 사람의 이름만 전하고 있다. 남양성모성지는 순교자를 기리고 현양하면서 성모님에 대한 신심과 기도를 배울 수 있는 성지로 거듭났다. 경내에는 여러 조각상과 함께 기도의 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경건하게 기도..

사진속일상 2018.09.06

성지(4) - 양근성지

6. 양근성지 양평에 있는 양근(楊根)성지는 이 지역 신앙 공동체의 시발점이 된 곳이다. '양근'이란 지명은 고구려 시대까지 올라갈 정도로 오래된 것으로, 1908년에 양근군과 지평군이 합쳐지면서 양평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양근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창립 주역인 권철신 암브로시오와 권일신 하비에르 순교자가 태어난 곳이다. 이승훈 베드로가 양근으로 내려와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등에게 세례를 베풀면서 충청도와 전라도의 신앙 공동체도 양근성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의 초기 신자들은 조과, 망과, 성로신경 등을 바치며 신앙을 실천했고, 신부가 없는 상태에서 모방 성직제가 행해진 곳이기도 하다. 1837년에는 샤스탕 신부님이 조선에 입국한 후 양근에 머물면서 조선말을 공부하고 신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또..

사진속일상 2017.11.17

성지(3) - 단내성지, 어농성지

오후 약속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성지를 택했다. 단내성지와 어농성지는 한 시간 거리라 11시 미사에 맞추기 위해 9시 30분에 출발했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나 한낮은 여름볕처럼 따가운 날씨였다. 4. 단내성지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단내성지에는 다섯 분의 순교 성인이 모셔져 있다. 그중에 정은 바오로 성인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체포되어 남한산성으로 압송되었다. 이때 재종손인 정 베드로가 할아버지를 옥중에서 보살피기 위해 자수해서 함께 고초를 겪었다. 두 분은 그해 말에 백지사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버려진 정은의 시신을 가족이 찾아내 이곳에 모셨다. 여기 모셔진 성인들은 가족 사랑의 모범이 되셨기에 이곳이 성가정성지로 지정된 것 같다. 순교비와 성가정성지 표지석. 이곳은 역사가 오랜 교우촌 중의 하나..

사진속일상 2017.09.26

성지(2) - 북수동성당

3. 북수동성당 하늘은 잔뜩 흐리고 보슬비가 내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약속한 날이 되니 비가 뿌렸다. 성지를 찾아가는 길이니 어찌할 수 없음도 넉넉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었다. 정조가 죽고 천주교 탄압이 시작되었는데 경기도와 충청도 일대에서 체포된 천주교인은 수원 화성으로 압송되어 처형 되었다. 순교터는 화성 곳곳에 산재해 있다. 북수동성당은 수원 화성 안의 옛 토포청 자리에 있다. 아마 이곳에 수많은 천주교인이 갇혀 있었을 것이다. 북수동성당은 수원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본당으로 천주교 수원 순교성지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서 공식적으로 밝혀진 순교자는 78위이다. 1933년에 폴리(Polly) 신부가 건축한 고딕식 성당이 있었으나 6.25 때 전화로 손상되었고 뒤에 철거되었다. 건물을 재건하기 위..

사진속일상 201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