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 나를 사랑하게 되었어!" - 영화 '누들' 포스터에 적혀 있는 말이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주인공 미리의 마음을 이만큼 잘 나타낸 말도 없을 것 같다.
전쟁으로 남편을 두 번이나 잃은 미리에게중국인 아이가 맡겨진다. 그러나 아이 엄마는 불법체류자 단속에 걸려중국으로 강제추방되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와 동거하게 되며 미리는 아이와 인간적 교감을 나눈다. 거기에는 둘 다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리는 나이와 언어를 뛰어넘는 따스한 인간애를 보여주고,누들 또한 자신에게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미리를 믿고 따른다.
너무나 거칠어진 세상이어선지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약자에 대한연민과 보살핌이 더욱 가슴 따스하게 다가온다. 미리와 가족들이 누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찾아가는 과정은 감동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미리의 표정은 점점 밝아진다.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결국 자기 자신을 구원하게 된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들과 희망과 용기를 주고받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상처를 입고 절망하기도 한다. 사람으로 인하여 절망하고 좌절하지만,또한 사람으로 인하여 희망과 사랑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관심만큼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미리는 누들을 통해 자기 존재의 가치를 재발견한다. 미리가 보는 세상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사람을 살리는 힘은 인간 본연의 따스한 감성과 사랑이다. 그리고 따스한 인간성과 신뢰에바탕을 둔만남이라면, 누구나 미리처럼 이렇게 고백하게 될 것 같다.
"널 만나 나를 사랑하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