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부용천을 지나 천보산에 오르다

샌. 2008. 7. 6. 09:08

어제의 여섯 번째 <토요 걷기>는 의정부 부용천과 천보산길을 걸었다. 의정부의 유명한 부대찌개 맛을 보고 싶었던 차에 인근에 있는 두 곳을 가게 되었다. 날씨는 비가 오락가락하며 잔뜩 흐렸다. 걸은 시간은 4 시간 정도였고, 걸은 거리는 약 10 km였다.

 




부용천은 의정부 동쪽에서 흘러와 중랑천과 합류하는 지천이다. 여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악취가 풍기는 죽은 하천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천 정비사업을 거쳐 지금은 생태하천으로 거듭 났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 되었다. 실제로 떼로 몰려다니는 물고기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물고기 사냥을 하는 백로들도 많았다. 도심 아파트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놀고, 그리고 백로들이 한가로이 천변을 거니는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부용천은 나무와 풀이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어 더욱 좋았다. 현재 정비사업이 완료된 구간은 중랑천 합류 지점에서부터 약 2 km 상류까지다.

 



천보산은 의정부 북쪽에 있는 해발 338 m의 야트막한 산이다. 부용천에서 걸어서 10 분 정도면 산에 이를 수 있다. 천보산은 특히 소나무가 많다. 솔잎이 덮인 폭신한 흙길은 산책하기가 아주 좋았다. 산길을 걷는 동안 우산을 써야 할 정도의 가는 비가 쉼없이 내렸다. 산 중텩에서 바라본 의정부 시내도 비에 젖어 있었다.

 

인연이란 묘하게 찾아온다.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었던 부용천과 천보산에 걸음을 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새로운 곳을 찾아갈 때면 늘 내 가슴은 설레인다. 이번 부용천과 천보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천보산은 다시 인연을 맺어야 할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 알게 되었는데 천보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싸리나무가 있다고 한다.

 



서울로 돌아와서 동료들과 시청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 촛불문화제'에 동참해서 짧은 시간이나마 시내 행진에 함께 했다. 도도하게 흐르는 물줄기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새로운 길을 걸었던, 특히 촉촉히 비가 내리는 포근한 산에 안길 수 있었던 행복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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