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관악산에 오르다

샌. 2007. 9. 15. 19:12

동료들과 태백, 봉화, 울진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 계획이 비 때문에 취소되었다. 일이든 사람이든 인연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애써도 성사되기 어렵다. 이번 경우도 그런 것 같다. 아쉽지만 뒤로 미루어야 했다.

 

원래 계획은 다음과 같이 잡았다.

 

9/15 23:00, 청량리역 출발 - 9/16 03:00, 태백역 도착 - 낙동강 발원지 황지(黃池) - 본전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 - 함백산 정상에서 일출구경 - 승부역 - 점심 식사 - 각화사와 태백산 사고지(史庫址) - 각화산 등산 - 저녁 식사 - 통고산 자연휴양림에서 일박 - 소광리 소나무숲 - 9/17 16:00, 태백역 출발 - 20:00, 청량리역 도착

 



비 때문에 여정을 취소시켰는데 오늘 서울은 비가 그쳤다. 그러나 남쪽과 강원도 지방은 호우주의보가 내렸다고 하니 무리해서 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갑자기 빈 시간이 생겨 배낭을 싸서 가까이 있는 관악산에 올랐다.

 

사당에서 출발하여 산 능선을 타고 연주암에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연주암에서 점심 공양을 감사히 받았다. 예전의 비빔밥 그맛 그대로였다. 이미 10여년 전이지만 한창 관악산에 자주 다닐 때는 아내와 함께 연주암에서 점심 신세를 자주 졌다. 긴 세월 뒤에도 변하지 않은 것을 만날 때는 더욱 반갑다.

 

하산은 팔봉능선길로 내려오다가 팔봉계곡으로 접어들었다. 팔봉계곡은 강원도 산 속 같은 깊은 맛이 있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물도 깨끗하고 수량도 많은데,바위를 타고내리는 물줄기소리가 온 산을 울린다. 내 마음에 묻어있던 세상의 온갖 잡소리가 다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삼거리약수터를 지나 서울대 쪽으로 내려왔는데 등산로가 예전에 비해 깨끗이 정비되어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더욱 기뻤던 것은 밑으로 내려와도 계곡의 물이 탁해지지 않고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에는 여기 물이무척 더러워 눈살을 찌푸렸던 기억이 난다. 전체적으로 한강의 지천들이 많이 깨끗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다섯 시간에 걸쳐 산길을 혼자서 재미나게 걸었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토요일이었으나 산에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육제적, 정신적 건강을 위하여 앞으로 자주 산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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