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등꽃

샌. 2006. 5. 17. 13:56



이웃에 등나무를 기르는 집이 있다. 좁은 마당에 심어진 등나무가 2 층 베란다 난간을 따라 휘감으며 집을 둘러싸고 있다. 요사이는 등꽃이 활짝 피어 그 집 앞을 지나갈 때마다 위를 쳐다보게 된다.

 

연보라빛 등꽃은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또는 애수를 느끼게 한다.등꽃 아래서 맺어진 사랑은 왠지 슬픈 사랑이 될 것 같다. 보랏빛 눈물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이별이 될 것 같다. 사람들은 보라색에서 외롭고 슬픈 인상, 우울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느낀다고 한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등나무를 길러보고 싶다. 봄에 환하게 피어나는 꽃도 좋지만, 풍성한 잎이 만들어주는 여름그늘이 더욱 좋다. 특히요동치듯 꿈틀거리며 휘감고 올라가는 줄기의 뒤틀림은생명이 만들어 낸 예술 작품이다. 그 등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맛보는 여름 한낮의 오수는 또 얼마나 달콤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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