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청초호의 철새

샌. 2005. 12. 30. 08:58



직원들과 함께 1박으로 속초에 여행을 다녀왔다. 그동안 내내 추웠던 날씨가 풀리고 바람도 잦아들어 바깥 나들이길에는 아주 좋았다. 여러 군데 다녔지만 속초 시내에 있는 청초호의 철새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청초호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되고 수질이맑아보여서 무척 반가웠다. 호수에는 갈대 같은 수초들도 잘 자라고 있어서 새들이 지내기에 적당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청초호는 도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바다와 통하는 입구를 제외하고는 사방이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도 도시와 잘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철새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호수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여서 그런지 호수 주변의 소음이 적고 조용해서 좋았다. 문득 서울의 석촌호수를 떠올랐는데 호수 가운데까지 유원지로 개발되어 거기서 펴져 나오는 사람들의 악쓰는 소리가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교통 소음까지 더해져 석촌호수는 새 한 마리 찾아오지 못하는 죽은 호수인 것이다.

 

청초호는 지리학적으로 석호(潟湖)에 속한다. 간빙기가 되면서 육지쪽으로 파여들어간 곳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입구를 모래가 밀려와막으면서 독립된 호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청초호는 서쪽에서는 설악산에서 청초천이 흘러 들어오고,반대 쪽으로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호수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석호는 하천에서 내려오는 토사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땅으로 변해 사라진다고 한다. 청초호도 아마 이 모양이유지되기 위해서는 인공적인 노력이 계속 필요할 것이다.

 

호수에 있는 새들은 오리류가 제일 많았고, 흰 갈매기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멀리에 두루미로 보이는 키 큰 새 한 마리가 유유히 걸아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크고 작고, 검고 희고를 구분하지 않고그들의 서로 어울려 사는 모습이아름답게 보여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또한 그 한낮의 여유로움과 평화스런 분위기가 무척 부러웠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을 걷다[선유-뚝섬]  (1) 2006.01.02
2005년의 끝 날  (2) 2005.12.31
고요한 밤 거룩한 밤  (0) 2005.12.25
한강이 얼다  (0) 2005.12.21
장갑과 귀마개  (0) 200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