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해바라기

샌. 2005. 9. 15. 13:23


 

집 앞에 해바라기가 피었다. 해바라기는 북미 원산의 한해살이풀인데 집과 들에 피어서 우리나라 초가을 정취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빨간 고추를 말리는 마당 둘레의 돌담을 따라 피어있는 노란색 해바라기나,곡식이 익어가는 밭둑을 따라 피어있는 해바라기는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 풍경이다.

 

해바라기는 해를 바라보고 핀다 하여 향일화(向日花)라고 했다. 어릴 때는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움직인다고 해서 그대로 믿었으나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살핀다면 그렇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꽃이 서쪽이나 북쪽을 향하고 있기도 하고, 해를 바라보기는 커녕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해바라기 / 해님 따라 / 동동 / 하늘 한 바퀴 / 파아란 / 강물 위에 / 물수레 되어 / 빙빙 /온종일 / 돌고만 있다'

 

아무리 동요의 세계라지만 이렇게 사실과 틀린 것을 노래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를 따라 돌아가기에는 해바라기의 목이 너무 굵고 뻣뻣하다.

 

예전 어릴 때 본 해바라기는 줄기 꼭대기에 큰 꽃 하나가 피었는데, 지금 보는 해바라기는 한 줄기에 여러 개의 꽃들이 피어 있다. 원래 다른 종류인지, 아니면사람이 원예종으로 개량시킨 것인지 모르겠다. 이웃 분의 얘기로는 밑에 있는 꽃들은 어릴 때 잘라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위에 있는 하나의 꽃이 크고 튼실해 진다는 것이다. 실제 여러 개의 꽃들이 피니 보기에는 풍성해 보이나 씨가 제대로 익지 못하는 것 같다.

 

어떻든 해바라기는 이름 그대로 '태양의 꽃'이다. 큰 키 하며 불타는 듯한 강렬한 노란색이 태양의 불꽃을 닮았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가장 양(陽)의 기운이 강한 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한산성의 가을꽃  (2) 2005.10.14
코스모스(2)  (0) 2005.09.21
무릇  (0) 2005.08.30
접시꽃  (1) 2005.08.25
연꽃  (0) 200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