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사는 방식을 가지고 침을 튀기며 큰소리를 쳤다.
날카로운 비수를 상대방의 가슴에 수없이 날렸다. 당신이 눈물을 흘리며 아파해도 그치질 못했다.
나는 왜 당신의 말에 대해 빙긋이 웃으며 들어줄 수가 없었던 것일까?
그런 좁은 소견머리로 잘난 척 하는 내 모습이 가련하고 처량하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있는게 아니었다.
도대체가 나는 언제나 철이 들고, 몇생을 더 살아야 시인처럼 시비 분별을 넘어선 달관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
몸이 전원에 있어도 마음은 저잣거리에서 분주하기만 하거늘....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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