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 보지 못한 느림!
-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 장석주
빨리 빨리가 미덕이 되었고, 분주함은 일상이 되었다.
어떤 때는 나 자신이 현대 문명의 속도전에 이유도 모른채 내몰린 힘없는 병사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바쁜 일상의 틈 사이로 언뜻 비치는 그런 느낌......
저녁 어스름, 고향의 초가 지붕 위로 느릿느릿 피어오르던 연기를 떠올리면 나는 슬프다.
바삐 달려오기만 한 내 이 자리는 어디인가?
정말 그렇게 살고 싶다.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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