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어섬에서 경비행기를 타다

샌. 2011. 9. 25. 08:32


경비행기 조종이 취미인 친구가 있다. 오전에는 서울대공원 산림욕로를 걷고, 오후에는 친구를 따라 어섬 비행장에 갔다. 친구가 타는 비행기는 'X-Air'인데 무게가 300 kg밖에 안 나가는 경비행기 중에서도 최경량에 속한다. 엔진과 프로펠러가 위에 달려 있는 특이한 모양이다.

 

조금 무섭기는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옆 자리에 앉았다. 다른 친구는 끝내 사양했다.

 



어섬 비행장은 경기도 화성에 있다. 예전에는 바다였지만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진 후 육지로 변했다. 넓은 간척지를 비행장으로 사용한다. 경비행기 클럽이 여럿 있는데 친구는 한국비행교육원(KFEC)에서 교육을 받았다.

 


덩치가 작아선지 가볍게 이륙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육지 쪽으로 향했다. 고도는 약 200 m, 속력계는 시속 50 mile을 가리켰다. 바람이 칠 때마다 동체가 기우뚱거렸다.

 


왼쪽으로 안산공단이 내려다 보였다. 이 비행기는 덮개가 없어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러니 하늘을 나는 게 더 실감난다. 시끄러운 엔진 소리 때문에 헤드폰을 끼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아래로 시흥-평택간 제 2 서해안 고속도로 공사 현장이 보였다. 비행 구역이 반경 3 km로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멀리 나갈 수는 없다. 비행장을 중심으로큰 원을 그리면서 한 바퀴 돈다.

 


비행기 조종은 의외로 간단하다. 조종간을 당기면 올라가고, 밀면 내려간다. 좌회전은 왼쪽으로, 우회전으로 오른쪽으로 밀면 된다. 내 앞에도 조종간이 있어 조작해 볼 수 있었는데 비행기는 굉장히 예민하게 움직였다.

 


드디어 앞에 활주로가 보였다. 착륙은나비처럼 부드러웠다. 30분 정도 탔다.

 

경비행기는 비행기를 타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불면 스릴도 만점이다. 그렇다고 크게 위험해 보이지도 않는다. 사고가 나도 주변 지형이 평탄해 어디에나 불시착할 수 있다. 다만 비행권역이 너무 제한되어 있는 건 아쉽다. 내 버킷 리스트에 경비행기 조종을 추가시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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