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진천 농다리와 배티성지

샌. 2011. 9. 26. 20:22


아내와 진천으로 가을 나들이를 나갔다. 퇴직한 후 일곱 달이 지났지만 함께 나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무엇에 그리 바빴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마음 여유가 없었다.

 

진천 농다리[籠橋]는 중부고속도로를 다닐 때 곁눈질로 보기만 했었다. 언제 한 번 가봐야지 했는데 오늘에야 찾아가게 되었다. 직접 밟아보니 돌로 만든 다리는아주 튼튼했다. 장마가 져도 무너지지 않는다니 얼마나 견고한지 알 수 있다.더구나 고려 초기에 처음 만들어졌다니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다리다. 다리는 길이가 94 m, 폭이 3.6 m다. 그런데 이곳 암석은 검은색과 붉은색을 띄는 게 특이하다.

 

주변에는 산책로와 쉼터, 꽃밭이 조성되어 있어 이것저것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작은 고개를 넘으면 초평저수지도 나온다. 그러나 산에 큰 인공폭포을 만들어 놓은 건 너무 과했다. 또 물이 너무 더러워 손을 적셔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냇물이 오염되었는데 주변을 예쁘게 장식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오후에는 진천군 백곡면에 있는 배티성지에 들렀다.여기는 1800년대 초부터 신앙촌이 있던 곳이고, 최양업 신부님의 사목 중심지였다.

 


입구에 있는 최양업 신부님 상.

 


성지는 소나무 숲 속에 앉아 있다. 소나무의 푸른 기상이 신앙의 절개를 나타내주는 것 같다.

 


내면의 절대 침묵을 지향하는 게 신앙이 아닐까.

 


산길을 2 km 정도 올라가면 여섯 명의 무명 순교자 묘가 나온다.

 


구전에 의하면 포졸들에게 쫓긴 신자들이 이곳에서 순교했다고 한다. 1975년이 되어서야 이들의 존재가 알려졌다. 현재 여섯 기의 무덤이 있다.

 


성지 성당.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아내는 요사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딸을 시집 보낸 이후부터 부쩍 심해졌으니 자식을 떠나보낸 영향이 큰 것 같다. 오늘 바깥 바람을 쐰 게 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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