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개망초

샌. 2004. 8. 4. 16:15

'개망초' - 이름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꽃이다.

'망초(亡草)'라는 어감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거기에 접두어로 '개-'가 붙어 있으니 꽃으로서는 참 답답한 노릇이겠다.

망초는 산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이다. 키가 멀쑥하게 커 올라가서는 여러 줄기로 갈라져서 아주 작은 꽃을 피운다. 꽃은 사람 눈에 거의 띄지 않을 정도로 작다.

우리나라가 일제에 패망할 때 곳곳에서 이 식물이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망초로 지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밭이 황폐해지면 맨 먼저 이 식물이 나타나 뒤덮는다고 해서 망초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개망초는 한 눈에 보아도 망초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키고 훨씬 작고, 꽃의 크기도 달라 가늘게 방사상으로 뻗은 꽃잎이 무척 예쁘다. 처음에 어느 누가 이름을 개망초로 불렀는지 꽃으로서는 원망스럽기도 할 것 같다.

개망초는 여름이면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일 것이다. 그만큼 번식력이 좋다는 얘기이다.

인간이 돌보지 않는 버려진 땅에서 왕성하게 돋아나 대지를 흰 꽃으로 화사하게 단장해 주지만 인간의 다정한 눈길을 받지는 못한다. 또 대부분은 무참히 잘려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아무 미련없이 새 순을 내미는 관대함과 생명력에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며느리밥풀  (1) 2004.08.26
각시원추리  (3) 2004.08.21
목백일홍  (2) 2004.07.26
덕진 연꽃  (2) 2004.07.25
배롱나무에 꽃이 피다  (4) 2004.07.15